대만 투자자, 중국보다 일본 선호

유안타 일본 주식 펀드 공모액 8100억 원 돌파
미·중 갈등 장기화에 중국 투자 유인 떨어져

 

[더구루=정등용 기자] 대만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일본 자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안타증권투자신탁은 18일 일본 주식 펀드 공모 금액이 당초 목표했던 200억 대만달러(약 8100억 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줄리안 리우 유안타증권투자신탁 회장은 “그동안 일본에 대한 대만인들의 인상은 주로 관광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일본의 경제, 산업,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일본 주식 시장 투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만 금융감독위원회 데이터에 따르면 대만 투자자에게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인기 있는 해외 투자처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대만 펀드의 중국 익스포저가 14.6%(392억 대만달러) 감소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식고 있는 것. 대만 은행의 중국 익스포저도 지난 5월 기준 1조5000억 대만달러(약 61조 원)로 1년 전보다 15% 감소했다.

 

유안타증권투자신탁은 중국 내 소비 부진과 부동산 시장 침체, 수출 감소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중국을 외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만 주변으로 중국 전투기가 비행하는 등 미·중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 증시의 부진도 한몫했고, 중국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제 지표도 자금 이탈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중국의 올해 상반기 GDP는 전년 동기에 비해 5.5% 성장한 59조3034억 위안(약 1경468조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게다가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국의 6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1.3%로 기존 최고 기록이던 5월 실업률 20.8%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작년 12월 16.7%에서 올해 들어 계속 상승해 4월에 20.4%를 기록, 사상 처음 20%를 돌파한 데 이어 또 최고치를 새로 썼다.

 

유안타증권투자신탁은 중국 대신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일본이 대만의 새로운 무역 파트너로서 핵심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의 강력한 시장 펀더멘털이 이전보다 장기적인 투자 잠재력을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이미 워렌 버핏이 일본 5개 종합 상사(미쓰비시 상사·이토추 상사·미쓰이 물산·마루베니·스미토모 상사)의 보유 지분을 늘렸으며,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일본 대형주에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유안타증권투자신탁 리우 회장은 “중국의 정치 경제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중국 이외의 대체 시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때”라며 “일본에 투자하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위험을 헤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