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칠레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한 조직 개편에 나선다. 부진한 실적과 현지 파트너사와의 법적 분쟁 등 잇단 악재에 직면했다. 삼성전자는 사업을 재정비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11일 칠레 매체 'DF 마스(DF MAS)'에 따르면 삼성전자 칠레법인은 최근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실시하고 있다. 작년 4분기 칠레법인의 근로자 급여 비용이 17% 줄어든 데 이어 지난주에만 15명을 해고했다.
법인 소속 정직원부터 외부 계약직까지 조직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현지 인력 하청 회사 '세르비시오 로히스티코스(Servicios Logísticos)'에 기술·경제적인 이유로 관련 예산을 줄일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삼성전자는 경영 효율화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회사는 "새로운 수요와 사업 전략에 적응하기 위해 일부 직원들의 직위를 개편하는 통상적인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조직 재정비에 나서는 것은 불확실성을 없애 수익성을 제고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다. 모바일 사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칠레 모바일 시장 점유율은 최근 5년새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달 칠레 모바일 시장 점유율은 33.43%였다. 지난 2018년 6월(38.24%) 대비 4.81%p 줄었다. 애플(20.45%), 샤오미(14.57%)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샤오미, 비보 등 중국 브랜드의 공세가 거세다.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칠레 주요 유통업체들과의 법적 분쟁도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3대 독점 유통사였던 △터치스마트 일렉트로닉스 △아치 커뮤니케이션 △샘스토어와 지난 2020년부터 소송을 진행해 왔다. 대부분 소 취하 등으로 사건이 종결됐지만 아치 커뮤니케이션의 크리스토퍼 브리검 사장이 개인적으로 민사 소송을 또 제기하며 사법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다.
소송은 파트너사인 유통상들이 삼성전자를 불공정 관행 혐의로 제소하면서 시작됐으나 삼성전자가 맞고소하며 상황이 악화됐었다. 삼성전자는 해당 현지 기업들이 계약 사항을 위반하고 대금도 제때 지급하지 않아 수억 달러 규모의 빚을 떠안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샘스토어는 재정난을 인정하고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보 2021년 6월 11일 참고 삼성전자, 칠레서 '불공정 행위' 소송 휘말려> / <본보 2021년 9월 28일 참고 [단독] 삼성 '칠레법인' 법적분쟁, 한국 본사로 번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