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베트남 시장에서 토요타에 월간 판매 1위 자리를 뺐겼다. 연말 판매 1위 타이틀 재탈환 목표 달성을 위해 대대적인 할인 정책을 펼치며 간격 벌리기에 나섰으나 결국 추월을 허용했다.
16일 베트남자동차산업협회(VAMA)에 따르면 토요타는 지난달 베트남 시장에서 총 3902대를 판매, 1위에 올랐다. 브랜드 베스트셀링카인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코롤라 크로스가 1014대 판매를 기록한데 이어 벨로즈 크로스와 바이오스가 각각 590대와 586대를 기록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2위인 현대차와 판매 격차는 327대이다.
현대차 베트남 합작사 현대탄콩(TC MOTOR)은 같은달 전년 대비 28.7% 두 자릿수 하락한 3575대를 판매, 2위로 밀려났다. 올해 초부터 4월까지 줄곧 월간 판매 1위를 유지하며 대대적인 할인 정책을 펼쳤으나 역전을 허용했다. 아직까진 월평균 판매량 4500여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제 불황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베트남 전체 시장 규모까지 축소되면서 당장 내달 4000대 밑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토요타에 밀려 4년 연속 베트남 왕좌 수성에 실패했다. 같은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 토요타에 월간 판매 1위 자리를 내준 데 따른 결과였다. 현대차는 8만1582대, 토요타는 약 1만대 많은 9만1115대 판매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현지 맞춤형 마케팅 강화를 토대로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연말 베트남 1위 타이틀 재탈환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세울 방침이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과 채널 확보도 병행하고 있다. 지속해서 현지 운전자들의 가격 부담을 덜어주는 할인 프로모션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탄콩과 더불어 베트남 정부도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제 침체 영향을 미리 예상한 베트남 재무부는 일찍이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에 대한 등록비를 50% 인하하는 제안서를 중앙 정부에 제출했고 내달 1일부터 해당 정책이 시행된다.
한편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동남아시아에서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연간 평균 판매량은 30만여 대로 한국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빠르게 늘고 있어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