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최근 방한한 프랑수아-필립 샴페인(François-Philippe Champagne)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장관과 만났다. 방산과 항공우주 협력을 꾀하고 캐나다로부터 투자 주문을 받았다.
17일 캐나다 혁신과학산업부와 업계에 따르면 손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샴페인 장관과 회동했다.
샴페인 장관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방한에 동행해 16일부터 2박 3일 동안 한국을 찾았다. 첫날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관과 '2+2 고위급 경제안보대화'를 갖고 현대차를 찾았다. <본보 2023년 5월 17일자 참고 현대차 고위 경영진, 加 경제부 장관과 회동…배터리 핵심광물 공급 논의> 주요 기업들과 연쇄 회동하며 한화도 방문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요 임원진과 캐나다 정부 관계자가 배석했다. 방산과 항공우주 협력이 대화 주제에 올랐다. 샴페인 장관은 회동 직후 트위터를 통해 "항공우주와 방산은 캐나다의 혁신과 경제 성장 엔진"이라며 "우리의 강점을 활용해 한화와 같은 기업을 유치한다면 양국 모두에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캐나다는 내부 군사력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인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인 라트비아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며 본토에 생긴 전력 공백을 메워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한국과 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캐나다 국방부와 방위산업청은 작년 말 26년 만에 방산군수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개정했다. 무기체계 개발부터 시험평가까지 공조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의 협력이 무르익으며 캐나다는 한화의 무기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노르웨이 북부 나르빅에서 개최한 'K9 유저클럽'에 참여했다. 이 행사는 K9 자주포를 도입한 국가가 운용 경험과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 캐나다는 관찰자 자격을 참석해 K9 특징과 운용 현황 등에 대한 발표를 들었다.
캐나다의 K9 자주포 도입설은 작년 말에도 제기됐었다. 당시 캐나다가 한화와 K9 자주포 수입을 협상했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최대 18문을 구매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우주항공 분야도 캐나다가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어 한화가 현지 진출을 고려할 수 있다. 캐나다는 2021년 예산안에서 3년 동안 2억5000만 캐나다달러(약 2480억원)를 우주항공 산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현지 연방정부와 퀘벡 정부는 그해 7월 항공업계 지원에 총 6억9300만 캐나다달러(약 6880억원)를 쏟았다. 퀘벡과 온타리오를 중심으로 대규모 클러스터도 조성됐다. 약 600개에 달하는 기업이 두 곳에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