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정의선 회장의 신남방 전략을 토대로 아세안 시장에서 고속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아세안 주요 6개국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32.6% 성장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주요 6개 국가에서 총 12만9298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8만7245대) 대비 32.6% 성장한 수치로 점유율은 3.7%를 기록했다.
베트남의 경우 같은해 아세아 전체 판매량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8만160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6만9800대) 대비 16% 증가한 수치로 점유율 기준으로 18%를 차지했다. 브랜드 소형 세단 모델 엑센트가 2만2650대, 소형 SUV 모델 크레타가 1만2100대를 기록하는 등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11월 제2 조립공장을 완공, 현지 생산능력을 18만대까지 확대, 올해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전년(3164대) 대비 10배 이상 급증한 3만2030대를 기록, 점유율 3.1%를 차지했다. 크레타를 앞세워 현지 SUV 시장 공략에 나선 결과다. 크레타는 같은해 전체 판매량의 절반이 넘는 1만6930대를 판매했다. 이어 MPV 모델 스타게이저가 1만1000여대가 판매, 실적을 뒷받침했다.
아세안 시장에서 자동차 시장 규모가 작은 싱가포르의 경우 총 4958대를 판매, 10배 이상 성장했다. 전년(2861대) 대비 42.3% 수직 성장한 수치로 점유율은 11%에 달한다.
지난해 현지 법인을 설립한 태국은 전년(670대) 대비 86.4%총 4900대를 판매, 점유율 0.6%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한 스타리아와 크레타가 볼륨모델로 활약했다. 브랜드 전동화 전략에 따라 현지 정부에 전기차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시장 입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아세안 6개국 중 현대차의 입지가 가장 협소한 말레이시아 시장에서는 전년(850대) 대비 35.2% 학대된 1310대(점유율 0.2%)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판매량이 소폭 늘어가기는 했으나 현지 정부의 자국 산업보호주의 정책 영향이 이어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점유율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필리핀 시장은 유일하게 판매량이 하락했다. 지난해 전년(9900대) 대비 56.6% 하락한 4300대를 기록, 점유율 1.2%에 그쳤다. 지난 2019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전(3만3000대)와 비교하면 87%나 하락한 수치이다.
아세안 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는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일본 완성차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전동화 추세에 따른 현지 전기차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현대차 입지는 더욱 확대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전기차 지각생으로 불리는 일본 완성차 브랜드와 비교 우위 평가를 받고 있는데 다 지난해 부터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태국 내 전기차 현지 생산 추진을 병행, 향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