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러시아 시장의 철수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필립모리스가 러시아 사업 유지로 KT&G의 해외 사업이 덩달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T&G는 지난달 필립모리스와 전자담배 릴(lil)의 해외 판매를 위한 장기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필립모리스는 러시아 사업을 매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첵 올자크(Jacek Olczak) 필립모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주주들의 가치를 회복할 의무가 있다"면서 "거래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바이어가 있다면 러시아 사업을 매각하겠지만 그럴 수 있는 구매자는 없고 희망도 없다. 그래서 현지 사업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선 러시아 사업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셈이다. 지난해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러시아 담배 제품 공급 중단·제조 활동 축소 △러시아 내 마케팅 활동 중단 △아이코스 일루마(IQOS ILUMA) 등 신제품 출시 취소 등을 결정했다.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본보 2022년 4월 8일 참고 러시아서 발빼는 필립모리스…'동반 진출' KT&G, 플랜B '모색'>
필립모리스 러시아 사업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필립모리스는 현지에 25억달러(약 3조3010억원) 상당의 자산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사업은 지난 2021년 기준 필립모리스 매출의 약 6%를 차지한다.
필립모리스가 러시아 시장에서 떠나지 않기로 함에 따라 KT&G의 해외 사업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오는 2038년 1월 29일까지 15년간의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KT&G는 전자담배 제품을 필립모리스에 공급하고, 필립모리스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에서 판매하는 구조다. 계약 대상 제품은 KT&G가 현재까지 국내에서 출시한 궐련형 전자담배인 릴 솔리드, 릴 하이브리드, 릴 에이블 등의 디바이스와 전용스틱 핏, 믹스, 에임 등이다. 향후 출시될 제품들도 포함된다.
아울러 양사는 전자담배 전용스틱 등에 대한 최소 구매수량 기준을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더했다. 3년 주기로 실적을 검토해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필립모리스는 계약 초기인 2025년까지 최소 160억 개비의 판매를 보증한다. KT&G는 자체적으로 향후 15년간 해외 NGP(Next Generation Products)사업에서 연평균 매출 성장률 20.6%, 연평균 스틱매출수량 성장률 24.0%를 추정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KT&G의 혁신성과 PMI의 상업화 역량이 만나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15년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글로벌 전자담배 부문에서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