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스틱 투자' 캐로셀, 직원 10% 해고

퀵 CEO, 사내 이메일 통해 직원 110명 감축 발표
"지나친 사업 확장·내년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
본사 이전·임원진 임금 삭감 등 재무구조 개선 속도

 

[더구루=정등용 기자] 네이버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싱가포르 중고거래 플랫폼 캐로셀(Carousell)이 직원 감축에 들어갔다. 지나친 사업 확장에 내년 글로벌 경기 둔화로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퀵 시우 루이 캐로셀 최고경영자(CEO)는 5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내년 경기 둔화에 대비해 전체 직원 수 10%인 110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번 결과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퀵 CEO는 “최근 경제 여건과 투자 상황을 너무 낙관적으로 예측해 비용과 고용이 빠르게 증가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번 해고 결정은 자신의 오판에 따른 것”이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실제로 캐로셀은 최근 몇 달 동안 급속도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옥스 스트리트를 비롯해 중고 휴대폰 거래 플랫폼 라쿠6, 중고 의류 판매 플랫폼 리파시를 인수하며 사업 카테고리를 늘려왔다. 올해 6월엔 부동산 거래 사이트 99닷코와 합병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인수 가격을 두고 의견차가 발생하며 최종 무산됐다.

 

퀵 CEO는 또한 이번 인원 감축이 내년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인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상승과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공급망 중단 같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내년에 더 높아질 것이란 게 퀵 CEO의 생각이다.

 

퀵 CEO는 “모든 예산을 적극적으로 재검토하고 조직 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에 있다”면서 “싱가포르 본사도 임대료가 낮은 곳으로 이동할 예정이며 임원진에 대한 임금 삭감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캐로셀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8개 국가와 대만, 홍콩에서 중고 제품, 중고차, 부동산, 구인 구직 등의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캐로셀은 작년까지만 해도 유력한 차기 IPO(기업공개) 후보로 거론됐다.

 

국내 기업 중에선 네이버가 지난 2020년 9월 캐로셀에 750억 원 가량을 투자한 바 있으며 스틱인베스트먼트도 지난 2021년 9월 1170억 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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