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고부가 제품으로 하반기 악재 뚫는다

238단 낸드 연내 시험생산…내년 상반기 양산
하반기 전망 어두워…내년 투자 축소 가능성 제기

 

[더구루=오소영 기자] SK하이닉스가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메모리 시황 악화에 대응한다. 내년 상반기 238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고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 제품 확대에 속도를 낸다. 다만 하반기 시황을 고려해 투자는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27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내 238단 낸드 시험 생산을 마치고 늦어도 내년 상반기 양산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미국 마이크론은 이날 세계 최초로 232단 낸드 생산에 돌입했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빼앗긴 SK하이닉스의 대응 전략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노 사장은 양산 일정을 직접 공유했다. 그는 낸드 개발 전략을 등산에 비유해 "각자의 템포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메모리 시장은 누가 먼저 개발했나보다 개발된 제품을 얼마나 고객 친화적으로 전달하고 이를 통해 비트그로스(비트당 출하량 증가율), 매출, 수익을 달성했는지에 무게중심이 있다"라고 부연했다.

 

SK하이닉스는 176단 낸드 비중을 연말까지 70%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해 세운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과의 시너지도 강화한다.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점유율은 솔리다임 인수 전 약 10% 초반에서 인수 후 20% 초반으로 뛰었다. 노 사장은 "솔리다임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서 기술적 역량과 고객을 이해하는 측면이 탁월하다"라며 "기존 역량을 대폭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D램 사업에서도 주력 제품인 10나노급 4세대(1a) D램의 수율을 개선하고 비중을 확대한다.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로의 전환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일부 중앙처리장치(CPU) 지연에 따라 DDR5향 수요가 사실상 축소됐다"며 "다만 큰 틀에서는 내년에 DDR5로 전환되고 중장기적으로 수요 성장이 높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처럼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하반기 시장 침체에 대응할 방침이다.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은 당초 예상치보다 감소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들은 재고 소진에 나섰다.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등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까지 겹쳐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전망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노 사장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전분기 대비 1주치 정도씩 증가했다"며 "수요 둔화가 나타나고 재고 부담이 높아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밝혔다.

 

내년 설비 투자를 축소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충북 청주 공장의 증설을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사장은 마지막으로 "(2분기) 실적이 원화 기준 역대 최고로 축하하는 자리였어야 했는데 하반기 시황과 내년 불확실성 때문에 어려운 이야기를 많이 드렸다"라며 "공급 측면에서 유연성이 회복되고 시장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라면 예전처럼 메모리가 안정적인 구조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관측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액 13조8110억원, 영업이익 4조1926억원(영업이익률 30%)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8%,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5.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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