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LG-SK 분쟁, 美 배터리 산업 허점 노출"

"'바이든 강조' 안정적인 공급망 무너질 것"
美 전기차 생산량 연간 5만 대 감소 예측

 

[더구루=정예린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분쟁 최종 결정에 따라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배터리 사업의 약점이 노출됐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급망이 약해 미국 자동차 제조사가 생산량을 늘리기에 충분한 배터리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미국 전기차 시장을 도약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야심찬 계획이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분쟁에 (바이든이) 개입하는지 여부에 따라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WP는 지난 2월 바이든 대통령이 전기차 배터리 분야 소재 및 부품 공급망을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때 “공급망의 한 지점에서 작은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이 폐쇄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한 안정적인 공급망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분쟁 최종 결정에 대한 거부권 행사 기한은 오는 11일까지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을 승인하고 양사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당장 효력이 발휘된다. 앞서 ITC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 측의 손을 들어주며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배터리 일부에 대해 10년간 미국 내 수입 금지 명령 조치를 내렸다. 다만 포드와 폭스바겐에 각각 4년, 2년의 유예기한을 부여했다. 

 

벼랑 끝에 놓인 SK이노베이션은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을 경우 이미 지어진 1공장은 물론 건설중인 2공장까지 포함해 미국 내 배터리 사업 철수 가능성까지 피력하고 있다. 

 

WP는 시장조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의 분석을 인용해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이 폐쇄될 경우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예측했다. 기관은 올해 15%, 2030년 8%의 전기차 배터리 용량이 감소돼 향후 연간 생산량이 5만 대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사이먼 무어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 대표는 중국,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한 리튬이온배터리 용량 확장에 대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미국이 뒤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쟁 국가들은 이미 공장을 건설하고 부품을 생산 및 수출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결국 중국으로부터 대부분의 핵심 부품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어스 대표는 "지금 가동을 원하는 배터리 공장은 2025년까지는 준비되지 않을 것"이라며 "실제 공사는 2년반 밖에 걸리지 않지만 부지를 찾아 허가를 받고 각종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시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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