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도담 기자] '중국판 테슬라' 패러데이 퓨처(Faraday Future)가 중국 굴지의 자동차 회사 지리자동차와 손잡고 전기차 생산을 추진 중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패러데이 퓨처는 현재 신차 개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이번 계약 성사 땐 다시 활로를 찾을 전망이다.
미국 자동차매체 오토모티브뉴스 등은 25일(현지시간) 패러데이 퓨처가 중국 내 대도시 한 곳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자 지리차의 생산협력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3명의 익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상하이발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관계자는 패러데이 퓨처가 지리차와의 협력으로 중국 대도시 한 곳에 연 생산능력 10만대 규모의 생산설비와 연구소를 갖추고 전기차를 생산하려 한다고 전했다. 또 지리차는 단순히 생산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 기술을 포함한 엔지니어링, 스마트카 기술 지원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패러데이퓨처는 중국 사업가 지아위에팅이 2014년 설립한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설립 당시 중국 현지 언론으로부터 중국판 테슬라, 중국판 일론 머스크로 불리며 큰 관심을 끌었다. 2017년 첫 전기차 'FF 91'을 공개하며 2019년 출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이후 신차 생산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창립자 지아위에팅은 2019년 6월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후 개인 파산을 신청했고, 회사는 아직도 신차 출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 회사는 2019년 FF91 출시를 위한 투자 목표치를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서 절반 이하인 8억5000만달러까지 낮췄으나 아직도 투자금이 목표액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패러데이퓨처는 올초 여전히 자금을 마련 중이며 1년 이내, 혹은 목표 자금을 확보하는 즉시 FF 91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했으나 이미 2년이 미뤄진 만큼 계획대로 될 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지리차와의 생산·개발부문 협력이 성사된다면 패러데이 퓨처도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리는 스웨덴 볼보차의 경영권과 독일 다임러그룹 지분 9.7%를 보유한 중국 굴지의 자동차 회사다. 최근엔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와 전기차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대만 폭스콘과 함께 자동차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산업에 진출하기로 하는 등 전기차·미래차 부문에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익명의 소식통은 이 계약 성사 여부를 아직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 패러데이퓨처와 지리차 역시 이 같은 보도에 대한 공식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