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버린 '마힌드라', 英 클래식 오토바이 회사 BSA 살린다

약 140억원 추가 투입해 내년부터 연 최대 1만대 양산 개시

 

[더구루=김도담 기자]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영국 클래식 오토바이 회사 BSA를 되살리기 위해 투자를 단행한다. 올 들어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쌍용차 경영권을 사실상 포기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내년께 영국 옥스퍼드셔 주 밴버리에 BSA 기술·디자인센터를 짓고 이곳에서 연 최대 1만대의 모터사이클을 생산키로 했다. 마힌드라는 이를 위해 영국 정부 지원금 일부를 포함해 총 950만파운드(약 140억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BSA는 영국에서 1925년 탄생한 오토바이 회사다. 2차 세계대전 때만 해도 12만대의 군용 오토바이를 납품하고 트라이엄프(Triumph), 선빔(Suneam) 등 브랜드를 소유한 세계 최대 오토바이 회사로 군림했다. 그러나 이후 혼다, 스즈키 등 일본 오토바이에 밀려 쇄락의 길을 걸었고 1978년 이후엔 오토바이 생산마저 중단했다.

 

BSA의 경영권은 이후 여러 회사로 오가다가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2016년 340만파운드(약 50억원)에 이 회사 지분 60%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부활을 모색하고 나섰다. 마힌드라는 내년 여름께 BSA 브랜드를 단 오토바이 생산을 시작하고 같은 해 연말께 전기 오토바이 양산도 시작하기로 했다.

 

마힌드라그룹 스스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고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무역 불확실성에 놓아 있다는 점, BSA가 한때 세계 최고였다고는 하지만 50년 가까이 잊혔던 클래식 오토바이 브랜드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투자로 해석된다. 마힌드라는 이곳에서 생산한 오토바이 중 80%를 클래식 바이크 수요가 있는 미국과 호주, 일본 등에 수출할 계획인데 브렉시트 여파로 무역 환경이 나빠질 경우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마힌드라가 현지 투자의 전제조건으로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마힌드라가 2013년 4억6400만달러(약 5200억원)에 경영권(지분 70%)을 사들인 쌍용차의 경영권을 올 들어 사실상 포기하고 매각을 추진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인수 이후 1억달러(약 1100억원)를 추가 투자해 지분률을 75%까지 늘리는 등 회생에 어느 정도의 노력을 쏟았으나 2017년 이후 적자가 누적되면서 단기 차입금만 3000억원을 넘어서자 올 6월 추가 투자를 중단하고 매각을 추진하고 나섰다.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 겸 BSA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1950년대 세계 오토바이 시장을 선도했으나 지금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우리는 이 작은 벤처(BSA)가 영국 오토바이 제조산업의 부흥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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