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2대 주주' 나녹스 투자자 줄소송…美 로펌 소장 공개

로펌 자쿠보위츠, 피해자 모집 진행
고객사·계약 조작, 자사 기기 촬영 데이터 미공개, FDA 승인 의혹 등 지적

 

[더구루=오소영 기자] SK텔레콤이 2대 주주로 있는 이스라엘 의료벤처기업 나녹스(Nano-x)가 사기 의혹으로 잇단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미국 로펌 하겐스베르만에 이어 자쿠보위츠도 소송을 제기하며 피해자 모집에 나섰다. 고객사 조작, 미국 식약처(FDA) 승인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로펌 자쿠보위츠는 뉴욕 동부지방법원에서 나녹스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내달 16일까지 소송에 동참할 피해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올해 8월 21일부터 9월 15일까지 나녹스 주식을 샀다가 손해를 본 주주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쿠보위츠 로펌은 소장에 명시한 소송 내용 일부도 공개했다. 이 로펌은 나녹스의 고객사와 계약이 조작됐고 기존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와 비교해 자사 제품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은 사실을 지적했다. FDA의 승인에 대해서도 510K(시판 전 신고) 승인서인 점을 언급했다. 그 결과 투자자들에게 허위 정보를 주고 오해의 소지를 일으켰다는 입장이다.

 

자쿠보위츠에 앞서 하겐스베르만도 나녹스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나녹스를 저격하는 소송이 줄을 이으며 미국 공매도 투자세력들로부터 시작된 사기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시트론리서치는 지난달 15일 나녹스가 FDA의 제품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논란의 불을 지폈다. 연구·개발(R&D) 투자액이 750만 달러(약 85억원)에 그치고 연구 인력은 15명에 불과하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이어 엠파이어파이낸셜리서치와 머디워터스리서치가 공격에 합류했다. 특히 머디워터스리서치는 43페이지의 보고서를 내고 "나녹스는 니콜라보다 더 큰 쓰레기"라고 주장했다. 차세대 영상촬영기기(ARC)가 진짜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누군가의 흉부 사진으로 조작한 시연 영상을 만들었다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잇단 의혹에 나녹스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달 14일 49.21달러였던 주가는 21일에는 28.83달러까지 41%가량 떨어졌다.

 

나녹스 주가가 하락하며 2대 주주인 SK텔레콤의 피해도 우려됐다. SK텔레콤은 작년 6월과 올해 6월 두 차례에 걸쳐 2300만 달러(약 273억원)를 투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나녹스 이사회에 합류해 작년 4분기 주식 10만주에 대한 스톡옵션을 받은 바 있다.

 

SK텔레콤은 투자자 검증을 거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신흥 성장 기업의 통과 의례와 같은 일"이라며 "이미 주요 투자자들이 검증을 한 것으로 잠재력을 알고 있다"고 밝혔었다.

 

한편, 나녹스는 의료용 촬영기기 업체로 지난 8월 나스닥에 상장됐다. 나노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를 이용해 엑스선을 방출하고 화질과 촬영속도, 촬영 비용 등을 개선한 디지털 엑스레이 기술을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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