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와는 다르다'…현대차, 스위스서 수소트럭 상용화 '담금질'

콥(COOP)·미그로(MIGROS) 등 유럽 대형 유통·물류 기업과 공동 테스트

 

[더구루=김도담 기자] '제2의 테슬라'로 불리우던 미국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와 스위스 유통기업간 '수소 연합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콥(COOP), 미그로(MIGROS)를 비롯한 유럽 대형 유통업체와 물류회사가 참여,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스위스 H2에너지와 손잡고 현지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Hyundai Hydrogen Mobility·이하 HHM)를 설립했다. H2에너지는 스위스 주요 19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수소차협회(H2 Mobility Switzerland Associaion)가 수소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같은 해 5월 설립한 회사다.

 

◇콥(COOP), 미그로(MIGROS) 등 유럽 대형 유통사 가세 

 

특히 이 협회에는 현지 주요 주유소 운영업체와 콥(COOP), 미그로(MIGROS)를 비롯한 유럽 대형 유통·물류기업이 참여해 있다. 사실상 현지에서 (현대차의) 수소트럭을 구매해 운영하고 이를 위해 충전 인프라를 구성할 관련 기업을 모두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그 성과는 올해부터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올 7월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트럭 '엑시언트'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10대를 스위스에 수출했다.

 

경쟁차인 테슬라도 연내 40대, 2025년까지 총 1600대를 단계적으로 수출키로 했다. 수출한 수소트럭은 HHM이 인도 후 미그로를 비롯한 현지 유통업체 등이 리스 형태로 활용하게 된다. 스위스엔 현재 수소충전소가 2곳뿐이지만 현지 수소차협회 참여 기업 주도로 연내 7기, 내년(2021년)까지 15~20기, 2023년엔 50~100기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수소트럭 엑시언트는 190킬로와트(㎾)급 연료전지 시스템과 최고출력 350㎾의 구동모터를 탑재해 한 번 충전으로 약 400㎞를 주행할 수 있다.

 

현대-스위스 수소연합은 비단 수소차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현대차는 지난 16일엔 스위스 수소저장 기술업체인 GRZ테크놀로지스와 현지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소차 넥쏘에 쓰이는 95㎾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4기를 수출하기도 했다.

 

수소차를 상용화하려면 아직은 갈 길이 먼 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는 수소 에너지 생태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측면에 의미 있는 성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스위스는 현재 자국 전체 전기생산의 약 60%를 맡고 있는 수력발전소의 잉여 전력을 활용해 궁극의 친환경성을 갖춘 수전해 수소를 생산해 수소차 충전을 비롯한 수소 수요를 충당할 계획이다. 화학 공장 등에서 나오는 부생 수소를 활용하는 우리나라보다 친환경 수소차 생태계 구축 면에선 한 발 앞설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현대차, '니콜라와는 다르다'

 

스위스 기업들이 현대차를 선택한 이유는 현대차의 수소차 경쟁력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미 2013년 수소차 '투싼ix' 개발을 시작으로 양산을 모색해 2018년 3월 수소차 전용모델 '넥쏘'를 출시했다. 넥쏘는 지난해 4987대를 판매하며 세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넥쏘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침체한 올 상반기에도 3292대가 판매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현대차는 또 2018년 12월 2030년까지 총 7조6000억원을 투입해 수소차 50만대 양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FCEV(수소전기차)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수소차 상용화 의지를 피력했다. 정부도 이에 호응하듯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 생산(국내 290만대), 수소충전소 1200개소와 이에 발맞춘 수소 생산·저장·공급망을 구축기로 했다.

 

현대차는 스위스에서의 모델을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다른 유럽국가는 물론 미국과 중국에도 도입한다는 목표다. 미국에선 대형 물류회사를 대상으로, 중국에선 쓰촨 공장 현지생산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수소트럭 보급 확대를 꾀한다.

 

비록 수소트럭의 상징 격으로 여겨진 니콜라가 사기 혐의로 흔들리고 있지만 트럭업계의 수소화 움직임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전기차는 차체가 커질수록 배터리 무게도 함께 늘어나는데다 주행거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트럭·버스등 차체가 큰 상용차에는 수소 방식이 더 적합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판단이다.

 

스웨덴 볼보트럭과 손잡은 독일 다임러트럭(메르세데스-벤츠)은 최근 첫 수소트럭 콘셉트 모델인 'GenH2'를 선보였다. 일본 도요타는 미국 트럭 제조업체 켄워스와 손잡고 수소트럭을 개발 중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에어 리퀴드 등 프랑스 3개 관련기업과 손잡고 현지 수소차 상용화를 위한 'HysetCo'를 설립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스위스 기업 연합과 HMM을 설립한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중국 상하이차 역시 정부의 수소차 상용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배경으로 2025년까지 10종의 수소트럭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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