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방' 도대체 누구? 미래에셋-안방 '7조' 싸움 핵심 인물 떠올라

안방보험 호텔 소유권 이전 주도 인물
체포된 前 회장 도와 자산 빼돌린 혐의
24일 델라웨어 법원서 소송 심리 시작
미래에셋 "안방, 소유권 문제 은폐" 주장

 

[더구루=유희석 기자] 미래에셋과 중국 안방보험이 7조원 규모 미국 15개 호텔 매매계약을 놓고 벌이는 법정싸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에서 시작됐다. 양측은 이날부터 5일간 진행되는 심리에서 양보 없는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이게 된다. 재판결과에 수천 억원이 걸려 있어서다.

 

실제로 미래에셋과 안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첫 심리에서 양측은 호텔 소유권 등 각종 쟁점을 놓고 격하게 맞붙었다. 특히, 이번 재판에서는 '앤디 방(Andy Bang)'이라는 미스터리한 인물이 사건의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로 등장했다.

 

앤디 방이라는 이름이 사건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18년이다. 당시 앤디 방이라는 사람이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 운전사를 고용해 미국 캘리포니아 등기소를 방문했다. 그 우버 운전사를 고객을 대신해 안방보험이 소유하고 있던 미국 고급호텔 6개 소유권을 델라웨어에 등록된 페이퍼컴퍼니 5곳으로 이전한다. 소유권을 넘겨받은 회사 중에는 그가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앤디 방 LLC'라는 곳도 있었다.

 

안방보험의 호텔 소유권이 이전된 시기는 안방보험 창업자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회장이 2017년 부패와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된 것과 일치한다. 체포된 우 전 회장 측이 안방보험이 보유하던 미국 내 알짜 자산을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빼돌렸고, 이를 앤디 방이 도운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하는 문서가 우 전 회장이 체포되기 3주 전 서명한 델라웨어신속중재법협정(DRAA) 문건이다. 이 문건에는 우 전 회장이 안방보험 회장으로서 자신의 권한을 델라웨어에 등록된 페이퍼컴퍼니에 모두 위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델라웨어 주법에 따르면 이런 페이퍼컴퍼니 소유주는 공개되지 않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안방보험 변호인단은 이날 재판에서 "앤디 방은 실명이 하이빈초우(HaiBin Chou)인 실존 인물"이라며 "마이크 마틴, 조 마틴, 보스 초우 등의 가명을 쓰면서 (안방보험 호텔 소유권을 가져간) 델라웨어 페이퍼 컴퍼니와 소통했다"고 주장했다. 호텔 소유권 이전은 사기사건이며, 안방보험이 여전히 소유권을 보유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래에셋과의 매매 계약도 문제가 없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반면, 미래에셋은 안방보험에 속았다는 입장이다. 안방보험이 앤디 방 등에 의해 호텔 소유권을 잃고도 매매 거래를 추진했다고 주장한다. 소유권 문제 해결 없이 매물을 넘기기 위해 사실을 은폐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안방보험은 지난해 델라웨어에서 호텔 소유권 관련 피소를 당했으며, 한국의 '부동산 등기' 격인 '권원보험'도 발급받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델라웨어 법정에서는 이번 사건이 코로나19 사태로 호텔 가치가 급락하면서 미래에셋이 거래를 파기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안방보험이 호텔 소유권 변경 내용을 알고도 감춘 것인지를 가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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