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석유공사, '4조 깡통' 하베스트 1840억 '또' 지급 보증

하베스트 채무 상환 능력 없어…석유공사 경영 정상화 악영향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자회사 캐나다 하베스트(Harvest)에 1억5000만 달러(약 1840억원) 규모의 지급 보증을 제공한다. 석유공사의 부실 사업으로 꼽히는 하베스트의 추가 지원에 나서면서 재무 리스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하베스트는 지난달 1일 1억5000만 달러의 대출을 받아 운영 자금을 조달했다. 대출 기관은 알려지지 않았고 만기일은 내년 4월 1일이다. 이자율은 1.15%로 석유공사가 지급 보증을 했다. 하베스트가 약속한 원금이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석유공사가 대신 부담해야 한다.

 

하베스트는 이번 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하베스트의 부채는 작년 말 기준 35억8200만 캐나다 달러(약 3조1300억원)를 기록했다. 장기부채는 21억5070만 캐나다 달러(약 1조8800억원)에 달한다.

 

석유공사의 지급 보증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베스트는 2017년 9월 2억8500만 달러(약 35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석유공사가 전액 지급보증을 섰다. 같은 해 말 2억 달러(약 2450억원) 상당의 채권 발행에서도 석유공사가 보증에 나섰다.

 

하베스트가 채무 상환을 위해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석유공사가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하베스트는 순영업손실이 작년 기준 7660만 캐나다 달러(약 670억4000만원)였다. 2018년(3억8020만 캐나다 달러·약 33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가 바닥을 치고 있어 실적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하베스트는 유가 하락에 대응하고자 올 들어 원유 생산량을 30% 줄였다

 

석유공사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베스트가 갚지 못하면 자칫 석유공사가 거액의 빚을 떠안을 수 있어서다.

 

석유공사는 2018년 이후 비상경영체제를 이어가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으나 경영 정상화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은 2018년 말 2287.1%에서 작년 말 3020.87%로 늘었다. 부채 총계는 1년 사이 17조4749억원에서 18조1309억원으로 증가했다.

 

하베스트는 석유공사가 지난 2009년 4조5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캐나다 회사다. 2018년 손실액이 2조원을 넘으며 부실 사업으로 낙인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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