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체코수출보증보험공사(EGAP) 수장과 신규 원전 사업 지원을 검토했다. 이미 수주가 확정된 두코바니와 함께 검토 단계인 테멜린에서도 팀코리아와 체코 기업들의 협력을 돕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의 체코 원전 시장 진출이 힘을 얻고 있다.
16일 EGAP에 따르면 황 사장은 지난달 17일 체코 프라하에서 다비드 하블리체크(David Havlicek) 대표와 만났다. 금융·보험 지원을 통해 체코 기업들의 신규 원전 사업 참여를 촉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또한 체코 기업들에 제공할 EGAP의 보증 내용과 세부 조건을 살폈다. 체코 기업과 팀코리아의 거래에서 대금·납품 이슈 등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EGAP의 의지를 확인했다. 현지 기업들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대출이나 운영 자금 조달의 지원 가능성도 검토했다.
하블리체크 대표는 회동 직후 "(당사는) 체코 기업뿐만 아니라 이들과 거래하는 고객에 확실한 안정 장치를 제공한다"며 "체코 기업들이 해외 경쟁사들과 비교해 금융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EGAP는 1992년 설립 후 체코 기업에 약 1조1000억 코루나(약 71조7900억원)를 지원했다. 지난해 코트디부아르에 버스를 공급한 이베코를 포함, 현지 기업들에 약 410억 코루나(약 2조6700억원) 상당 보증을 제공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체코 기업들의 대규모 참여가 예상되는 신규 원전 사업에서도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EGAP는 작년 9월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수출입은행, 체코개발은행(NRB), 체코수출은행(CEB)과 금융 지원 및 상호 협력 강화를 위한 5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수원은 이미 체코 기업과 70개 이상 MOU에 서명했으며 현지화율 목표로 60%를 제시했다. 원전 시공 분야에서는 현지화 비중이 약 70%로 높아진다.
한수원은 지난 5월 약 26조원 규모의 두코바니 사업(1000㎿급 2기)을 수주한 후 입찰을 본격 준비하고 있다. 장민환 한수원 프라하사무소장은 지난달 현지 매체인 '세즈남 즈프라비(Seznam Zprávy)'과의 인터뷰에서 "체코에는 충분한 경험과 역량을 보유한 기업들이 많아 (원전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향후 18개월 이내에 발전소용 펌프와 밸브 등 보조기기에 대한 입찰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체코 기업들의 제안에 기대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