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핵심광물 공급망 통제에 20년새 '83조' 투입

中, JV·SPV로 글로벌 광물 공급망 영향력 확대
BRI와 다른 금융 전략…국유 상업은행 총동원

 

[더구루=진유진 기자] 중국이 지난 20년간 최소 26개 국가를 대상으로 금융 지원을 활용해 핵심광물 공급망에 대한 통제를 체계적으로 강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 투자 규모는 약 570억 달러(약 83조8500억 원)에 달하며, 이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광물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3일 미국 윌리엄 앤 메리 대학(College of William & Mary)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년 동안 26개 이상의 국영 금융 기관 네트워크를 통해 핵심광물 공급망 통제 범위를 확장해 왔다. 지난 2000년부터 2021년까지 19개 저소득·중소득 국가에 약 57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제공하며, 콩고민주공화국(구리·코발트)과 페루(구리), 인도네시아(니켈), 아르헨티나(리튬) 등 자원 부국의 전략 광물 매장지에 대한 장기적 통제권을 확보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광물 금융 전략이 단순한 대출 제공을 넘어 합작법인(JV)과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한 구조적 접근으로 이루어졌다고 분석했다. 전체 투자 중 75% 이상이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돼 중국 기업들이 자원 추출·가공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중국의 광물 금융 전략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RI)' 간 차이점도 부각했다. BRI 대출이 주로 일부 국영 개발은행을 통해 이뤄지는 반면, 광물 금융에는 중국공상은행과 중국은행, 시티은행 등 광범위한 국유 상업은행 네트워크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광물 부문 대출의 25%가 중국 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았으며, 이는 일반적인 BRI 프로젝트의 4% 보증 비율에 비해 높은 수치다. 이러한 연속 대출 구조는 단발성 계약이 아닌 장기적인 업스트림 자원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해외 광물 투자 확대는 최근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보도 등과도 일치한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 2023년 해외 광산에 약 160억 달러(약 23조5400억원)를 투자했다. 이는 전년도 약 50억 달러(약 7조3600억원) 대비 급증한 수치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중국의 전략은 광물 채굴 국가들의 경제적 주권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보고서에 따르면 JV와 SPV 방식은 해당 국가의 정부 소유권을 제한해 재정 부채는 줄였지만, 광물 채굴로 인한 미래 재정 수익 확보에는 제약을 가했다. 이는 개발도상국들이 중국 투자로 인한 경제적 이익과 천연자원에 대한 주권 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지속적으로 안겨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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