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중국 리튬배터리 산업이 전기차 시장 둔화로 위기감에 휩싸였다. 가격 하락과 공급 과잉 문제 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기술과 해외 수출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화학물리전원산업협회(CCPPIA) 전 사무국장인 류옌룽은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 체인이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리튬배터리 산업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부 기업들은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있다"며 "리튬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들은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디지털화와 스마트화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 개화가 산업계가 직면한 위기의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반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에너지밀도가 높아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고 안전성도 개선해 전기차 구매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기차 뿐만 아니라 전기 수직 이착륙(eVOTL) 항공기 등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사업 기회도 모색한다. 실제 CATL, 고션하이테크 등 중국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일찍부터 항공기와 드론용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앞선 곳은 단연 CATL이다. CATL은 지난해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 상하이교통대학교 기업발전그룹(上海交大企业发展集团)과 손잡고 합작사 'COMAC 타임즈 상하이 항공(商飞时代上海航空, 이하 COMAC 타임즈)'을 설립했다. 3사 기술력을 결합해 미래형 전기 항공기를 개발·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보 2023년 7월 24일 참고 CATL, 中항공사 COMAC '맞손'…'육해공 삼각 배터리 생태계' 구축>
CATL은 작년 4월 열린 ‘2023 상하이 오토쇼’에서 비행기에 사용 가능한 초고에너지 ‘응축형 배터리’를 첫 공개하기도 했다. 응축형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일반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약 2배 높은 500Wh/kg을 자랑한다. 새로운 음극재와 전해질, 제조 공정 등을 적용해 안전성도 확보했다는 게 CATL의 설명이다.
고션하이테크는 드론 택시 생산업체 이항즈넝(亿航智能)과 eVTOL용 배터리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 작업에 착수했다. 이브에너지는 저고도 산업 공략을 위해 비행기와 드론용 배터리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도 주요 전략 중 하나다. EVE에너지는 헝가리와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짓는다. 지난 7월에는 EVE에너지를 포함해 미국과 중국, 독일 등 3국 주요 기업들이 설립한 합작사 '앰플리파이 셀 테크놀로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합작 공장을 착공했다. 앰플리파이는 △독일 다임러트럭&버스 △미국 파카(PACCAR) △미국 엑셀레라(ACCELERA) △중국 EVE에너지 등 4개사가 설립한 합작사다. <본보 2024년 7월 5일 참고 美·中·獨 배터리 합작사, 미국에 LFP 배터리셀 제조 공장 착공> 이밖에 선우다, 창신신소재(恩捷股份, 은첩고분) 등도 해외 기지 신·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