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 "美 기술주 밸류에이션 과도" 경고

“하방 위험 현실화 할 경우 물가 더 크게 조정 가능성도 있어”

 

[더구루=정등용 기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미국 기술주에 대한 평가가 잘못돼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거시경제 상황과 금리 급등을 고려할 때 미국 기술주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란은행 금융정책위원회는 미국 기술주에 대해 “금리 상승의 영향과 인플레이션 및 성장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일부 위험 자산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위험 자산 평가가 늘어나면 성장에 대한 하방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물가가 더 크게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영란은행의 이번 경고는 금리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가운데 해외 지정학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많은 인기 기술주가 S&P 500에 비해 급격한 프리미엄을 받고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눈길을 끈다.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기술주 주가가 하락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일부 기술주 주가수익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엔비디아의 주가수익비율은 향후 12개월 예상 수익의 각각 29배, 21배, 31배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S&P 500의 주가수익비율은 약 18배에 불과하다.

 

영란은행은 “미국 달러 표시 하이일드 및 투자 등급 채권의 신용 스프레드가 유로화 또는 파운드화보다 더 압축돼 있다”며 “미국 주식 위험 프리미엄의 일부 척도는 주로 미국 기술 부문의 지속적인 강세에 힘입어 과거 분포의 하위 분위수 내에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중앙은행이 밸류에이션에 대해 경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영란은행의 발표는 이례적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반적으로 정책 입안자들은 특정 시장 가격에 대해 별도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와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대부분 침묵을 지켰다.

 

예외적인 경우로는 지난 1996년 12월 주식 시장의 비이성적 과열을 경고한 앨런 그리스펀 전 연준 의장이 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의 당시 발언 이후 거품이 껴 있던 기술주 주가는 3년 이상 정점을 찍지 못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