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인도네시아가 한국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4.5세대급 전투기 KF-21(인도네시아명 IF-X) 개발 협력 프로젝트 관련해 지적재산권, 협약, 마케팅권 등 3가지 주요 이슈를 제시하며 검토를 촉구했다. 오는 5일 한국 측과 만나 전투기 개발 협력을 논의하기 앞서 정부 내 재협상을 주문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몰도코(Moeldoko) 인도네시아 대통령 비서실장은 2일(현지시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한국 전투기 조달 관련 회의에서 KFX/IFX 전투기 프로그램의 후속 조치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인니 국방부·재무부와 외교부, 국가개발계획청이 참석했다.
몰도코 비서실장은 공식 성명을 내고 "세 가지 문제는 양국 간의 협력을 지속하기 위해 즉각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며 "이번 협력은 인도네시아와 한국 사이의 정치적 관계에 위태로움을 안겨줬으며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몰도코 비서실장은 프로젝트의 비용 공유 할당이 지연됐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가 연체 분담금을 지불해야하는데 지불 문제가 재무부의 결정에 달렸기 때문이다.
그는 "불행하게도 국가 재정에 대한 다른 계획들이 있어 분담금이 연체됐다"고 체납 문제가 해소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2016년 KF-21를 공동 연구·개발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측이 전체 개발비 8조8000억원의 20%인 약 1조7000억원을 2026년까지 부담하는 대신 비행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자료를 이전받아 차세대 전투기 48대를 현지 생산하기로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가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2019년 1월 이후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으면서 약 8000억원 가량이 연체됐다. 분담금 지급 지연으로 미납 분담금 액수는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양국 협력과 별도로 몰도코 비서실장은 전투기 프로젝트를 위한 기술 이전 참여에도 주목했다.
몰도코 비서실장은 "이 프로젝트는 우리의 인적자원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인도네시아 엔지니어들은 더욱 앞선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분담금 연체 속에서 전투기 공동 개발 사업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해왔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전투기 부채 상황에 대해 자금 조달 의무가 있다며 잔액 납부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7월(현지시간) 서자바 수메당 지역에서 치숨다우(Cisumdawu) 유료 도로 개통식에 참석해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Sri Mulyani Indrawati) 재무장관에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 상태에 대해 물을 것"이라며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한국 파트너에 대한 자금 조달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본보 2023년 7월 12일 참고 조코위 印尼 대통령, KF-21 분담금 문제 입 열었다>
인도네시아 재무부 역시 분담금 지불 할당 계획을 세웠다. 재무부 예산국은 작년과 올해 주 예산에 KF-21 개발 비용 분담을 할당했다. 드위 푸지아스투티 한디야니(Dwi Pudjiastuti Handayani) 인도네시아 재무부 예산국장은 "KF-21 개발 비용 분담액이 2022년과 2023년에 할당됐다"며 "분담금 지불과 관련해 모든 것이 국방부에 제출됐다"고 밝혔다. <본보 2022년 12월 21일 참고 [단독] 인도네시아, KF-21 분담금 예산 책정…양산·기술이전 문제도 해결>
한편, 한국은 KF-21을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가 2026년부터 120대를 공군에 실전 배치하며 노후 전투기를 교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