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러시아 현지 생산 공백을 만회하는 '플랜B' 전략을 위해 낙점한 슬로바키아 공장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전동화 전환 추진으로 생산 속도가 더뎌진 상황에서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까지 심화되며 효율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13일 슬로바키아 일간 경제지 호스포다르스케 노비니(Hospodárske noviny)에 따르면 기아 질리나 공장 매출과 생산은 전년 대비 증가한 반면 이익은 감소했다. 전동화 전환 추진에 집중하면서 생산 속도가 더뎌진 데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실제 질리나 공장은 지난해 스포티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이 생산 포트폴리오에 추가됨에 따라 지난해 생산된 차량의 약 30%가 전동화된 상태이다. 올해 생산 효율화와 에너지 소비 감소, 전반적인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전기차 생산을 확정하고 1호 생산 모델로 EV5를 낙점, 최종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소형 전기차 모델 EV4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세 번째로 많은 수출 물량을 책임지던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기아는 지난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러시아 현지 생산과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 2021년 기준 질리나 공장 러시아 수출 물량은 9.3%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바 있다.
무엇보다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로 플랜B 전략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가 가격 경쟁력을 토대로 입지를 확대함에 따라 수출 물량과 마진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 플랜B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현지 생산 차질을 질리나 공장을 통해 최소화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기아는 현지 생산 물량 일부를 질리나 공장으로 이전한 바 있다.
한편 기아 질리나 공장은 지난해 31만1000대를 생산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영국과 독일, 스페인 등 유럽 12개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된 데 따른 결과다. 슬로바키아에 공급된 물량은 7000여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