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3700억' 증발…신세계인터내셔날 액면분할, 毒일까

1년 새 주가 흔들…'3만1400원→2만원'
시가총액 1조1210억원→7515억원 감소
패션·뷰티 사업 확대 통한 경쟁력 제고

 

[더구루=김형수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액면분할 1년 새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일 이어가고 있다. 거래량도 축소되고 있다. 시가총액 3700억원이 빠졌다. 액면분할을 통해 유통주식수를 늘리고 주가수준을 낮춰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통념이 무너졌다. 급기야 시장의 전망마저 밝지 않다. 

 

액면분할 1년은 맞은 11일 신세계인터내셔널 주가는 전일대비 3.69% 오른 2만1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7514억8500만원이다. 지난해 4월11일 3만14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주가는 1년 새 32.96% 감소했다. 시가총액은 1조1209억8000만원에서 7514억8500만원으로 3694억9500만원 줄어들었다. 

 

주가 상승 호재로 인식되는 액면분할을 했으나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는커녕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액면분할을 하게 되면 기업 가치는 그대로 유지되는 상태에서 주식수가 늘어나 한주당 가치는 낮아진다. 신규 투자자 유입이 용이해지면서 거래가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주가 상승 효과가 발생한다고 여겨진다.

 

향후 주가 흐름도 불투명하다. NH투자증권은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대한 매수 의견은 유지하면서도 목표 주가는 기존 3만3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주요 수입 브랜드의 이탈 등의 영향으로 인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10년 동안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에 수입·유통해온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셀린느는 작년 계약 종료 이후 지난 1월 본사가 국내 시장에 직진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에 선보이고 있는 메종 마르지엘라, 질 샌더, 디젤, 마르니 등을 보유한 이탈리아 패션그룹 OTB는 작년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이들 브랜드 계약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계약이 종료된 명품 브랜드의 이탈로 연결기준 매출액 추정치를 기존 대비 -10% 조정했다"면서 "명품 브랜드사의 직진출 러시로 수입 브랜드 비중이 높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잠재적 리스크가 잔존한다"고 전했다.

 

KB증권은 목표주가를 4만원에서 3만3000원으로 낮췄다. 의류 부문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화장품 부문도 불확실하다는 의견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보다 3% 증가한 4303억원, 영업이익은 36% 감소한 193억원을 기록했다"며 "수입의류의 경우 매출액은 8% 성장했으나 마케팅비 투자가 확대된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1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내수 소비 둔화, 높은 기저 효과 영향으로 의류 부문의 수익성 하락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화장품 부문은 지난해 실적을 바닥으로 매출과 이익이 점차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겠지만 생활용품 부문은 인테리어 산업의 성장성 둔화 우려가 존재한 지난해 BEP(손익분기점) 달성 이후 올해부턴 조금씩 흑자폭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뷰티 브랜드 사업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스튜디오 톰보이, 보브, 지컷, 델라라나, 일라일 등 5대 여성복 브랜드를 앞세워 지난해 3000억원 수준이었던 여성복사업 매출 규모를 향후 5년 내 연 매출 5000억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델라라나와 일라일을 적극 육성해 현재 스튜디오 톰보이, 보브, 지컷 등 여성 캐주얼 '빅3' 중심의 여성복사업을 '빅5' 구도로 만들어 사업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패션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가 글로벌 1위 럭셔리 패션 플랫폼 파페치(FARFETCH)에 공식 브랜드관을 오픈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하반기 다수의 패션과 뷰티 해외 신규 브랜드 론칭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자체 여성복브랜드를 육성해 볼륨화하고 뽀아레, 스위스퍼펙션 등 자체 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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