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일 기자] 사우디 국부펀드(Public Investment Fund·PIF)가 일본 게임회사 닌텐도 보유 지분을 1%포인트 이상 확대했다. 사우디 자본의 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PIF가 12일 도쿄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변경보고서에 따르면 PIF는 닌텐도 지분을 추가 매수해 6.07%(7876만8700주)를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5월 4106억엔(약 3조9100억원)을 투입해 확보한 5.01%에서 1.06%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PIF의 추가 주식 매수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닌텐도가 지난해 11월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서는 PIF의 보유 지분에는 변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변동보고서에 따르면 PIF 지분 매수는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PIF는 지난달 19일부터 1월 4일까지 총 11차례나 장 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했다. 사실상 주말과 새해 연휴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수한 것으로 이 기간에만 0.90%를 확보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PIF가 닌텐도 지분 매수에만 4866억4247만엔(약 4조6400억원)을 투입했다. 이에 이번 추가 주식확보에 PIF가 760억3542만엔(약 7250억원) 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본은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최고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게임 산업에 대한 큰 관심을 보여왔다. 빈 살만 왕세자는 공공투자기금을 통해 미국의 대표적인 게임 회사인 '블리자드 액티비전·EA·테이크 투 인터렉티브' 등 3곳의 주식을 30억 달러 이상 확보하기도 했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지분을 베팅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수 조원을 투입해 닌텐도의 지분도 확보했었다. 여기에 PIF는 사비 게이밍 그룹이라는 게임사를 직접 운영하며 게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우디의 게임 시장 투자 이유에 대해서는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구상, 실행하고 있는 경제 개혁의 한 부분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의존 경제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체질을 바꾸길 원하고 있다. 그리고 젊은층과 여성층의 지지를 개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정무적 판단도 포함돼 있다는 분석이다. 게임은 아무래도 젊은세대가 관심이 더 많은 문화이며 그 자체로 기존 석유 경제와 대비되는 소프트파워 산업이기 때문이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여성층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이슬람 근본주의가 발전을 저해한다며 비판하고 여성들의 히잡 착용을 완화 하고 운전도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콘서트 등에서 남녀 합석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젊은층과 여성층의 지지율 이끌어 내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