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숙원' 호텔롯데 IPO…6년 만에 기지개 켜나 

기업공개 중장기전략 행보, 지주사 체제 '열쇠'
러시아 넘어 북미 해외사업 확장…기틀 다진다 

 

[더구루=김형수 기자] 호텔롯데가 북미 사업 조직 재정비를 마치고 해외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글로벌 사업 확대로 수익개선과 진퇴양난에 빠진 기업공개(IPO)에 재시동을 걸겠다는 계획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2016년 이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면세업과 호텔 등의 본업 실적 만회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 확대 등은 향후 IPO를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관문인 호텔롯데 기업공개는 롯데의 중간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가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호텔롯데는 오는 2025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25개 호텔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북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며 IPO를 위한 중장기전략 밑그림에 돌입했다. 지난 2014년 롯데호텔 괌을 열고 미국에 첫 진출했다. 이듬해인 2015년 롯데뉴욕팰리스, 2020년 롯데호텔 시애틀을 오픈하며 미국 내 호텔을 3곳으로 늘렸다. 지난 1월 미국 시카고에 자리한 킴튼 호텔 모나코 (Kimpton Hotel Monaco)을 약 3600만 달러에 인수하며 시카고 진출에도 나섰다. 내년 하반기 L7 시카고로 새단장해 문을 열 예정이다. 미국 동부 뉴욕, 서부 시애틀에 이어 중부로 영향력 확대하고 있다.

 

이달에는 북미 사업 확대를 위해 리더십도 강화했다. AIG 글로벌 부동산 인베스트먼트에서 수석 부사장을 지낸 구스타보 사라고(Gustavo Sarago)를 미주지역 최고개발책임자(CDO)로 영입했다. 최고개발책임자는 이번에 신설한 자리다. 구스타보 사라고 신임 최고개발책임자는 AIG에서 북미 전역에 걸친 다양한 호텔 투자 포트폴리오를 실행하고 감독하는 일을 했다. 그는 롯데호텔에서 롯데호텔, L7, 시그니엘 등의 호텔 브랜드를 미국 전역에서 성장시키는 업무를 맡았다. <본보 2022년 10월 28일 참고 롯데호텔, L7·시그니엘 브랜드 美 진출 속도…"5년 내 25곳 확장 목표">

 

지난 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글로벌 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현재 러시아, 미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미얀마, 일본 등에서 12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공격 행보에 호텔롯데의 실적은 오름세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351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59% 증가했다. 호텔사업부의 상반기 매출도 4059억4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84% 늘어났다. 

 

미국 사업 확대 및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열쇠 쥔 IPO를 향한 돌파구를 마련할 방침이다. 기업공개를 하지않고 지주사에 편입하려면 일본 측 지분을 전부 매입해야 하는데 롯데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어서 상장이 필수적이다. 

 

호텔롯데는 최대주주가 일본 롯데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지분율 19.07%)인데다 여타 일본 롯데 계열사의 지분율이 99.28%에 달하는 등 지분구조가 여전히 일본에 종속돼 있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를 상장하는 과정에서 구주 매출을 통해 일본 계열사들의 지분율을 절반 이하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재계에선 신동빈 회장은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경영 효율화와 경영권 완정화를 위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왔지만, 지주사 전환 작업은 현재 올스톱된 상태라고 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호텔 사업부 실적이 반등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IPO는 매출 비중이 높은 면세 사업부 실적이 잘 나와야 같이 좋은 벨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 시점을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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