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의 러시아 공급망 일부 해소되면서 현지 생산 여건이 확보됐다. 현지 위탁 생산업체 아브토토르(Avtotor)가 양사 차량 생산을 위한 부품 2개월 치 생산분을 확보, 다음달 생산 재개할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러시아 TASS통신에 따르면 현지 자동차 조립생산 전문기업 아브토토르는 최근 안톤 알리하노프(Anton Alikhanov) 칼리닌그라드주 주지사의 도움으로 현대차·기아 차량 생산용 부품이 담긴 컨테이너를 확보했다. 이는 폴란드 그단스크 세관 당국에 보관 중였던 것으로 약 두 달간 생산 작업을 이어가기 충분한 부품 물량을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브토토르는 칼리닌그라드에 위치한 공장에서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BMW 등 브랜드를 위탁으로 조립하는 기업이다.
이르면 7월부터 현대차·기아 차량 현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브토토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완성차 업체들의 위탁 생산이 끊기며 적자를 내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다만 부품 추가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9월 이후 생산은 어려울 전망이다.
블라디미르 셰르바코프(Vladimir Shcherbakov) 칼리닌그라드공장 총괄은 "일단 현재 확보한 부품 컨테이너를 토대로 현대차·기아 차량 생산을 재개하지만 가을 이후 생산 지속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태"라며 "지난 3월 BMW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위탁 생산이 모두 끊기며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들며 적자를 내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당초 현대차·기아는 이곳 공장에 아브토토르의 위탁 생산분을 모두 이전하고 내년 현대차 다목적차량(MPV) 모델 '스타리아' 생산을 시작으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투싼'과 대형 SUV 모델 '팰리세이드', 기아 준중형 SUV 모델 '스포티지' 등을 생산할 계획였으나 최근 들어 관련 프로젝트를 모두 중단했다. <본보 2022년 6월 13일 참고 '현대차 인수' 러시아 옛 GM공장 프로젝트 '올스톱'>
업계 관계자는 "옛 GM공장 개선 프로젝트가 잠정 중단되면서 폴란드에 보관 중이던 자동차 부품을 활용할 수 있는 '플랜B'를 가동한 것을 보인다"며 "현대차·기아 입장에선 창고 비용과 기회비용 등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