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P플랜 불씨 살리나…印중앙銀 허가·HAAH 공익채권 '관건'

채권단 설득 위해선 마힌드라-HAAH 거래 성사 필수
이달 중순 결론 못 내면 법정관리行…2009년 악몽 재현?

 

[더구루=김도담 기자] 쌍용차가 인적 구조조정 가능성을 포함한 정식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 사실상 마지막 수단인 'P플랜'(단기 법정관리)을 준비하고 나섰다. 또 이를 위해 현 쌍용차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와 미국 HAAH 오토모티브와의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사가 힘을 모은 상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산 너머 산'을 넘어야 하는 만큼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우선 인도중앙은행(RBI)이 자체 규정에서 벗어난 이번 거래를 예외적으로 인정해줘야 한다. 또 RBI의 예외적 승인이 떨어지더라도 HAAH가 투자액을 웃도는 공익채권 발행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3월 초중순께 이 같은 2단계의 과정을 거쳐 HAAH와 투자계약을 맺는다는 전제로 채권단을 설득해 P플랜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이 같은 계획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법정관리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파산할 수도 있다.

 

◇RBI 예외 적용해줄까

 

첫 관문은 RBI의 승인이다. 마힌드라와 HAAH의 지난해 쌍용차 지분 매각 협상은 순조로웠다. 업계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쌍용차 보유 지분률 75%를 감자 등을 통해 낮추고 HAAH가 약 2억5800만달러(약 2900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지분 51%의 대주주가 되는 시나리오를 짰다. 빠른 매각을 원하는 마힌드라와 재원이 충분치 않은 HAAH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모양새였다. 그러나 RBI는 특별한 예외가 없는 한 자국 기업이 외국 투자 주식 매각 과정에서 감자 등을 불허하고 있고 이 계획에도 제동을 걸었다.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이 직접 RBI를 방문해 예외조항 적용을 당부했으나 여전히 미승인 상태다. HAAH는 신뢰 상실을 이유로 계속해서 투자 철회 가능성을 시사하며 협상도 교착 상태에 빠졌다.

 

가능성이 없진 않다. 마힌드라가 지속적으로 강한 매각 의지 필요성을 어필하며 RBI도 예외적 승인을 긍정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안팎에서도 RBI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HAAH, 공익채권 부담도 감수?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RBI가 이번 거래를 승인하더라도 HAAH가 실제 쌍용차 인수를 확정할지 여부를 장담할 순 없다.

 

HAAH가 계획한 신규 투자액은 2억5000만달러대로 알려져 있으나 HAAH는 쌍용차 인수와 함께 이를 웃도는 약 3700억원 규모의 공익채권 부담도 함께 떠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내 소규모 자동차 유통사인 HAAH로선 안 그래도 만성 적자에 지난달 사흘밖에 가동 못한 쌍용차 인수가 부담인데 더 큰 부담도 떠안고 있는 셈이다.

 

쌍용차는 HAAH 등 적자 누적 우려 등을 고려해 공급 중단을 검토했던 부품사를 설득해 지난 2일부터 공장을 다시 돌린 상황이다. 그러나 HAAH가 쌍용차에 대한 투자 계획을 확정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 수 개월 동안의 협상에서도 난항이었던 만큼 2~3주 내에 논의에 급물살을 탈 가능성을 낙관하긴 어렵다.

 

쌍용차는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P플랜에 착수하지 못하고 정식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대비책도 고심 중으로 알려졌다. 또 내심 당국의 금융 지원도 기대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쌍용차 관련 질의에 고용 문제를 고려해 가능하다면 살리는 게 좋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한편,  쌍용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 중 유동성 위기로 부품 조달에 어려움으로 지난달 내수 판매가 뒷걸음질 쳤다. 쌍용차는 지난 2월 내수에서 전년 대비 47.5% 감소한 267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수출(116대)도 94.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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