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차기 배터리 연구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리콘 또는 리튬금속을 음극재로 사용해 에너지 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배터리 개발에 나서며 기술 선점에 고삐를 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음극재로 실리콘을 활용한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팀 그레베 GM 글로벌 배터리 셀 엔지니어링·전략 담당은 최근 자동차 전문 블로그 더 모빌리스트(The Mobilist)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과 100% 실리콘을 사용한 배터리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며 "테스트 셀로 수백 회의 충·방전 사이클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충·방전을 수백 번 반복한 후에도 성능 저하가 없었다는 의미다.
실리콘을 활용하면 흑연을 음극 소재로 쓰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를 4배 이상 저장할 수 있다. 에너지 밀도를 높여 실리콘이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레베 담당은 리튬금속 배터리의 연구 동향 또한 공유했다. 그는 "10만 마일을 주행할 수 있는 500회의 충·방전 사이클을 이뤄냈다"며 "놀라운 성과"라고 강조했다.
리튬금속 배터리는 리튬금속을 음극재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10배 높지만 습기나 수분 등에 접촉할 시 폭발 위험이 커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GM은 보호 코팅을 비롯해 세 가지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다고 그레베 담당은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배터리 연구에 박차를 가하며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 양사는 지난 3월 'EV 위크(EV Week)'에서 1세대 얼티엄 배터리를 공개한 후 1년이 채 안 돼 2세대 제품 연구의 성과를 거뒀다. 2세대 배터리는 1세대보다 에너지 밀도가 두 배 높고 전기차 비용을 60%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2020년 11월 26일 참고 [단독] LG‧GM, 2세대 얼티엄 배터리 시제품 양산 성공…"내년 출시">
GM은 미시건주 기술연구소에서 시제품을 생산하고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2020년대 중반 2세대 배터리를 본격 양산하며 '성능과 비용'을 모두 잡은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배터리 공장 투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양사는 오하이오주에 총 2조7000억원을 투입해 30GWh 이상의 연간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짓고 있다. 2022년 1월부터 가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