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9500억' 필리핀 발전소 프로젝트 전면 백지화

 

[더구루=김병용 기자] 두산중공업이 10여년 만에 필리핀에서 수주한 발전소 프로젝트가 전면 백지화됐다. 발주처가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최대 전력업체 메랄코(Meralco) 자회사인 레돈도 페니슐라 에너지는 '수빅 레돈도 발전소' 사업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레돈도 페니슐라 에너지는 두산중공업과의 계약도 취소됐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설계부터 기자재 제작, 설치, 시운전 등 EPC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메랄코 측은 “(두산중공업과 계약 이후) 환율 상승 등으로 사업비용이 영향을 받았다”며 “다른 업체와 계약을 추진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빅 레돈도 발전소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130km가량 떨어진 지역에 총 2기로 건설될 예정이었다. 1호기는 2017년 착공해 2020년 12월까지 완료, 2호기는 지난해 착공을 목표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프로젝트를 지난 2016년 수주, 필리핀에서 처음으로 300MW 순환유동층(CFB) 보일러 기술이 적용할 방침이었다. CFB 보일러는 석탄을 완전 연소시켜, 오염물질 배출을 줄인 친환경 기술로, 완전 연소가 가능해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다.

두산중공업은 CFB 보일러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1년  독일 AE&E렌체스(현 두산렌체스)를 인수했다. 수빅 레돈도 발전소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대형 CFB 보일러를 수주한 첫 사례였다.

수빅 레돈도 발전소 프로젝트 좌초로 필리핀 에너지 시장에서 사업 확대를 꾀했던 두산중공업의 전략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필리핀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지 전력소비량은 연평균 5% 수준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30년까지 약 15GW 상당 규모의 발전소가 발주되고 이 중 30%~40%는 CFB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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