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봄철 릴레이 정기보수…코로나19 여파?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대정비 진행
-중국발 공급과잉·코로나19로 정제마진 하락세

 

[더구루=오소영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일제히 한 달 이상 정기보수를 단행한다. 지난해 중국발 공급과잉에 이어 올해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둔화된 업황을 회복시킬 '묘수'가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울산 제1 고도화 설비(FCC·중질유분해 시설) 정기보수를 실시한다. FCC는 촉매를 이용해 벙커C유 등 중질유를 분해해 휘발유를 비롯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FCC의 정기보수는 이달 초부터 약 45일간 진행된다.

 

연간 파라자일렌(PX) 생산량이 40만t에 달하는 울산 제1 방향족 공장도 비슷한 시기부터 정기보수를 추진한다. 약 40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GS칼텍스도 이달로 정기보수를 계획하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여수 공장의 정제설비 1기의 정기보수를 한 달간 진행한다.

 

에쓰오일은 울산 온산 CDU 1호기(일산 9만배럴)와 중질유·휘발유 등을 제조하는 고부가가치 공정인 RFCC 2호기(일산 7만6000배럴)를 정기보수한다. 일정은 미정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충남 대산 원유정제시설(CDU)와 FCC 각 1기도 다르지 않다. 내달 중순부터 한 달간 정기보수에 들어간다.

 

정유사들이 대거 대정비를 진행하는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설비 점검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의도가 깔려있으나 이 목적이 전부는 아니다. 정기보수를 통해 공급량을 줄여 정제마진 축소에 대응하겠다는 포석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값을 의미한다.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약 4700~6000원)다.

 

정유사들의 실적 지표인 정제마진은 지난해 공급 과잉 여파로 급락했다. 미국이 셰일가스 뽑아낸 원유를 시장에 공급하고 중국이 정제설비를 늘리며 공급이 수요를 넘어섰다. 이로 인해 작년 4월 4.21 달러(약 5000원)였던 정제마진은 11월 0.94달러(약 1100원)까지 추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며 소비 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는 지난 1월 국내 석유 제품 소비량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5% 이상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2월 소비량은 더 떨어질 전망이어서 업계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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