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유럽연합(EU)이 향후 스마트폰을 비롯해 IT 기기에 탑재되는 모든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스마트폰 사용 기간을 늘려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전자제품 폐기량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집행위원회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무선이어폰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발효를 검토하고 있다. 교체 배터리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미판매 제품 폐기를 EU 전역에서 금지한다
또 오래된 휴대폰과 태블릿PC 등을 수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활용한다. 플라스틱 포장재를 재활용하도록 하며 제조업체들의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제한한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의 초안을 작성했다. 프란스 팀머만스 EU 집행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이달 중순에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IT 기기에 대한 규제 강화로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늘려 전자제품 폐기량을 줄이고 환경오염 우려를 씻는다.
전자제품 부품에는 납과 수은, 카드뮴 등 중금속과 브롬계 난연재 등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 환경파괴를 유발할 뿐 아니라 인체에도 해롭다. 적절한 처리 없이 외부에 노출되면 성장 지연, 생식 기능 저하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EU는 지난 2016년 기준 전자제품 폐기물 총량은 1230만t에 이른다.
또 다른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포장재 규제 또한 초안에 포함돼 매년 넘쳐나는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량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다.
유럽 집행위원회가 전자제품 폐기물에 대한 새로운 규제 시행을 예고하며 업계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애플은 아이폰에 일체형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또한 마찬가지여서 유럽 집행위원회의 결정이 스마트폰의 디자인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