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가 우주산업의 '에어비앤비'를 표방한 위성 임대 서비스를 곧 출시한다. 10월부터 자체 개발한 광학위성 스페이스아이-티(SpaceEye-T)를 활용해 고해상도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위성영상 수요가 농업과 도시개발, 재해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후년까지 추가로 세 기를 더 발사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23일 미국 항공우주 전문지 스페이스뉴스에 따르면 쎄트렉아이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8월부터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통해 스페이스아이티에 사진 촬영을 요청할 수 있다"며 "본격적인 위성 임대 서비스는 10월 시작된다"고 밝혔다.
스페이스아이티는 높이 3m, 무게 650㎏의 지구관측용 중형위성이다. 국내 상용 위성 중 최고 수준인 25cm급 해상도를 갖췄다. 쎄트릭아이는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SpaceX) 발사체에 스페이스아이티를 실어 발사에 성공했다.
쎄트렉아이는 스페이스아이티를 활용해 임대 서비스를 추진해왔다. 이 회사는 임대 서비스를 에어비앤비에 비유했다. 숙소를 소유하지 않아도 비용을 지불하고 일정 시간 사용할 수 있듯, 위성도 돈을 내고 특정 궤도 구역에서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쎄트렉아이의 인공위성 영상 판매 자회사 에스아이아이에스(SIIS)는 지난 3월 3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임대 서비스를 홍보한 바 있다. 임대를 통해 위성 운영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으며 종단 간 암호화와 자동화된 데이터 삭제 기능으로 사용자만이 캡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안 성능도 갖췄다고 강조했다.
쎄트렉아이는 8월부터 API 프로그램을 활용해 위성 촬영을 요청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사용자는 특정 시간과 장소를 촬영하도록 지시하고 결과물을 받을 수 있다. 위성 촬영에 대한 사전 경험치가 쌓여 10월부터 개시되는 임대 서비스에는 더 많은 사용자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쎄트렉아이는 추가 위성 발사도 준비하고 있다. 2027년 고해상도 위성을 추가 발사하고, 2028년 두 기를 더 우주로 보낼 계획이다. 초고해상도 위성을 통해 정밀한 지리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확대한다. 현재 국방·정보기관을 주 이용자로 하고 있으나 농업과 도시 계획, 재해 모니터링 등으로 향후 사용처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1999년 설립된 쎄트렉아이는 국내 대표 우주개발 기업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위성체계를 수출한 경험이 있다. 2005년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 스페인에 위성을 팔았다. 우리나라 정부에서 개발, 운영 중인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 2호, 3호, 3A호, 5호의 영상 판매권을 통해 약 160개 국가에 위성 영상도 수출하고 있다. 2021년 한화에 인수된 후 독자 경영을 이어가고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33.63%로 최대 주주로 있으며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왔다. 인수 초기 오너 3세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무보수 등기임원(기타 비상무이사)로 활동하며 쎄트릭아이의 글로벌 진출을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