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전력이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으로부터 에너지 부문 투자 요청을 받았다. 가스화력과 풍력발전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요르단 발전 시장에서 사업을 발굴하고, 요르단 정부의 경제 현대화 비전과 호흡을 맞춘다.
14일 요르단 국왕실에 따르면 김덕만 한전 푸제이즈 법인장은 전날 요르단 수도 암만 알 후세이니 왕궁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자 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압둘라 2세 국왕이 주최했으며 미국 아마존과 사우디아라비아 KBW 인베스트먼트, 사우디요르단인베스트먼트펀드(SJIF), 쿠웨이트 인프라 투자 전문 금융사 PHC(Privatisation Holding Company), 프랑스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 메리디엄(Meridiam),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A.P. Møller–Mærsk), 프랑스 AIG(Airport International Group), 중국 세라믹 업체 진쳉글로벌세라믹(Jin Cheng Global Ceramics)이 참석했다. 요르단에서는 알 후세인 빈 압둘라 요르단 왕세자와 자파르 하산 총리와 무한나드 셰하데 경제부 장관, 모타나 가라이베 투자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압둘라 2세 국왕은 이날 2033년까지 180억 달러(약 25조원) 상당의 외국인직접투자(FID)를 유치해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경제 현대화 비전을 공유했다.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하며 투자를 주문했다.
김 법인장은 회동 직후 왕실을 통해 "생산적인 미팅이었다"며 "요르단 정부가 향후 투자를 어떻게 지원할지 알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요르단은 전체 에너지 수요의 약 83%를 수입하고 있다. 전체 수입액에서 에너지 비중은 16~19%에 달한다. 높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자 요르단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구상에서 재생에너지 기여도를 31%로 늘린다는 목표다.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면서 청정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한전에 '기회의 땅'이 될 전망이다.
한전은 중동 민간발전 시장 진출의 첫걸음을 요르단에서 내디뎠다. 지난 2012년 3월 373㎿ 규모의 알 카트라나 가스복합시설을 지었다. 약 1134억원을 투입해 지분 80%를 갖고 있다. 이어 2019년 10월 단독으로 약 877억원을 들여 89.1㎿급 푸제이즈 풍력발전소를 건설했다.
한전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해외 자산 매각을 추진하며 두 발전소도 시장에 내놓았다. 지난 2019년 두 발전소의 지분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했다. 올해 8월 말 공고를 내고 9월 30일까지 인수 의향서를 받았지만 입찰자를 못 찾아 재입찰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