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 '램버스'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용 메모리 컨트롤러 IP를 출시했다. 메모리 대역폭 향상에 대한 니즈를 충족할 솔루션을 내놓았다. 새 IP를 앞세워 삼성의 HBM4 생산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램버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 업계 최초로 HBM4 메모리 컨트롤러 IP를 발표했다.
램버스의 컨트롤러 IP는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그래픽처리장치(GPU)의 메모리 대역폭 요구 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빠르고 방대한 데이터 처리는 중요해졌다. GPU의 계산 능력은 크게 증가했으나 메모리 대역폭은 같은 수준으로 향상되지 못했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연산 처리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며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AI 모델의 성능 혁신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인데, 병목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는 게 램버스 측의 설명이다.
또한 램버스 컨트롤러는 초당 6.4Gbps로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 사양을 충족한다. 최대 10Gbps의 속도를 제공하며 메모리 장치당 2.56TB/s의 처리량을 특징으로 한다.
니라즈 팔리왈 램버스 실리콘 IP 담당 수석부장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이 1조 파라미터(매개변수)를 초과하며 병목 현상을 극복하는 것이 AI의 학습·추론 성능에 대한 니즈를 충족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업계 최초의 HBM4 컨트롤러 IP 솔루션을 시장에 출시해 고객이 획기적인 성능을 발휘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종신 삼성전자 파운드리 디자인 플랫폼 개발실 부사장도 "HBM4는 생성형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메모리 기술에서 중요한 진전"이라며 "삼성은 AI 시대를 위해 새로운 HBM4 솔루션을 개발하고자 램버스를 비롯해 더 광범위한 생태계와 긴밀히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램버스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 생태계 프로그램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의 공식 파트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램버스가 개발한 14·11나노미터(nm·10억분의 1m) 핀펫 공정 기반의 HBM2E 솔루션용 IP를 검증했다. 이듬해 특허 사용 계약도 2033년 말까지 연장하며 협력을 지속했다. 향후 HBM4에도 협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HBM4를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HBM4의 로직 다이를 4나노 공정에서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칩의 구리 배선을 직접 연결해 두꼐를 줄이는 '코퍼 투 코퍼 본딩'도 적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