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LG전자가 캐나다 '와이랜(Wi-LAN)'과 차량용 부품 제조에 쓰이는 핵심 무선 통신 기술 관련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갱신했다. 특허분쟁을 둘러싼 양사 간 과거 갈등을 봉합하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와이랜은 3일(현지시간) "LG전자와 라이선스를 체결했다"며 "LG전자는 와이랜과 와이랜의 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용 4G 텔레매틱스 제어 장치와 관련된 무선 특허에 대한 라이선스를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와이랜과 LG전자 간 이전 라이선스 계약은 작년 말 만료됐다. 기간 만료에 따라 같은 라이선스 계약을 갱신,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라이선스 비용과 계약 조건은 비밀에 붙여졌다.
와이랜이 보유한 무선 통신 기술은 LG전자의 차량용 부품에 적용된다. 4G LTE용 통신 모듈(텔레매틱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커넥티드카를 구현하기 위해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 발표자료를 기준으로 한 자체 추정치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1분기 글로벌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점유율 22.4%로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LG전자와 와이랜 간 인연은 특허 소송으로 인해 시작됐다. 와이랜은 지난 2010년 LG전자가 특정 콘텐츠 차단 기술에 관한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에서 소송을 냈었다. 와이랜이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패소했으나 LG전자와 와이랜은 소송을 종결하고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LG전자는 이후 2019년과 2021년에도 두 차례에 걸쳐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소송을 매듭지은 바 있다. <본보 2021년 3월 2일 참고 LG전자, '특허괴물' 와이랜과 합의…TV 기술 라이선스 취득>
와이랜은 1992년 설립된 특허관리회사(NPE·Non-Practicing Entities)다. 세계 각국에서 특허를 사들인 뒤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해 수익을 창출한다. 자동차, 디지털 TV, 인터넷, 반도체, 무선 통신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