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베트남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내 자금 유출이 가속화 하고 있다. 부동산 등 다른 투자 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23일 베트남 금융 서비스 플랫폼 핀트레이드(FiinTrade)에 따르면 지난주 VFMVN30 ETF와 VFMVN 다이아몬드 ETF, 푸본 FTSE 베트남 ETF 등 베트남 주식에 투자하는 주요 ETF 상품의 자금 순유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상품들의 지난 한 주 간 자금 순유출 규모는 9730억 동(약 550억원)으로 2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 기간 총 누적 순유출 금액은 1조4000억 동(약 780억원)에 이른다.
자금 유출은 주로 푸본 FTSE 베트남 ETF에 집중됐다. 그 규모만 3350억 동(약 190억원)에 달한다. VFMVN30 ETF와 VFMVN 다이아몬드 ETF의 경우 각각 5600억 동(약 310억원), 3640억 동(약 2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VFMVN30 ETF와 VFMVN 다이아몬드 ETF, 푸본 FTSE 베트남 ETF의 총 자산 규모는 48조9050억 동(약 2조74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푸본 FTSE 베트남 ETF 자산은 21조1510억 동(약 1조1800억원)에 달한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들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인 KIS베트남의 경우 동남아시아 ETF가 지난주 7300만 달러(약 980억원)의 자금 순유출을 기록해 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베트남 ETF의 자금 유출이 늘어난 데에는 부동산 등 다른 투자 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는 베트남 중앙은행(SBV)의 금리 인하 정책과 맞물려 있다.
앞서 베트남 중앙은행은 경기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1.5%~2%p 인하했다. 이에 따라 비엣콤은행과 비엣띤은행,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아그리은행 등 4대 국영상업은행을 제외한 약 30개 시중은행은 이달에만 평균 0.3%p의 금리를 인하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로 베트남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자금 수요가 빠른 속도로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