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이 호주 ETF 시장에서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베타셰어즈, 뱅가드 등 현지 업체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블랙록은 28일 ‘블랙록 아이셰어즈 S&P/ASX 200 ETF(BlackRock iShares S&P/ASX 200 ETF)’에 대한 연간 관리 수수료를 0.09%에서 0.05%로 인하했다고 밝혔다.
‘아이셰어즈 코어 컴포지트 채권 ETF(iShares Core Composite Bond ETF)’ 수수료도 기존 0.15%에서 0.1%로 인하했다.
블랙록의 이번 조치에 경쟁사인 베타셰어즈도 ‘베타셰어즈 호주 200 ETF(BetaShares Australia 200 ETF)’의 연간 관리 수수료를 0.07%에서 0.04%로 하향 조정했다.
베타셰어즈는 업계 1·2위 업체인 뱅가드와 블랙록이 경쟁을 벌이는 동안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 현재는 247억 호주 달러(약 22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업계 2위 ETF 업체로 성장했으며 블랙록 아이셰어즈는 245억 호주 달러(약 21조 원)로 3위로 밀려났다.
블랙록과 베타셰어즈의 수수료 인하 경쟁에 호주 최대 ETF 업체인 뱅가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뱅가드는 현재 S&P/ASX 300 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호주 주식 지수 ETF(Vanguard Australian Shares Index ETF)’에 연간 0.1%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호주 자회사인 글로벌X 호주(GlobalX Australia)도 거센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호주 법인 사명을 변경하며 미래에셋과 글로벌X의 시너지를 도모해 호주 ETF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호주 ETF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한 이후 올해 1월 말 사상 최고치인 1385억 호주 달러(약 123조 원)로 급성장했다. 최근 1년과 비교했을 때 호주 ETF 시장은 5.1%의 성장률을 보였다.
컨설팅 업체 세룰리 어소시에이츠는 “호주 ETF 시장이 더욱 확고해지고 다양화 되고 있다”면서 “현재는 많은 ETF가 출시돼 기존 상품에 자산을 통합하는 것이 우선 순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