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한아름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미국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선다. 미국은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커, 이들의 성장세에 기대가 실린다.
27일 시장 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츠(Fortune Business Insights·이하 포춘)는 2029년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이끌 주요 기업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을 선정했다. 이번 조사에서 양사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 화이자와 암젠, 노바티스, 비아트리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포춘은 2029년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를 1007억5000만달러(약 132조4360억원)로 추정했다. 2021년(67억3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성장률 40.2%를 기록하며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매출액 600억달러에 달하는 다수의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이 특허를 잃게 되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상위 25개 바이오의약품이 전 세계 매출의 83%를 차지하고 있어, 특허 만료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부터 열리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수혜가 기대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셀트리온에 앞서 하드리마(저농도)·SB5-HC(고농도) 제품 두 종류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았다. 저농도·고농도 제품을 동시에 발매하는 회사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일한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고농도 제품은 1회 투여를 줄일 수 있어 투약 편리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오는 7월 미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6종도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엔브렐·휴미라·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과 항암제 2종(허셉틴·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안과질환 치료제 1종(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은 지난해 3분기까지 해외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셀트리온의 성과도 눈에 띈다. 회사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고농도 제형 '유플라이마'를 오는 7월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군(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도 미국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의료정보 제공업체 심포니헬스(Symphony Health)도 셀트리온의 시장 지배력을 높게 평가했다. 심포니헬스 조사 결과, 화이자(Pfizer)를 통해 미국에서 판매 중인 램시마(현지 판매명 인플렉트라)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장점유율 31.7%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0.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테바(Teva)를 통해 판매 중인 트룩시마도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한 27.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포춘은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브랜드력이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국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양사의 실적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다. 화이자도 2021년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매출(23억4000만달러) 중 미국 비중은 66.6%에 달하는 만큼,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큰 폭의 매출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