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차 해외통' 농심 박준號, 글로벌 매출 1兆 다진 '일등공신'

'샐러리맨 신화'로…1월1일 취임 11년
신라면 해외매출, 국내 추월…누적 15조

 

[더구루=김형수 기자] "농심이 한국 최고 식품기업을 넘어 글로벌 최고 식품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힘쓰겠다."


식품업계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는 박준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이 2018년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던진 말이다. 박 부회장이 맺은 식품과의 인연은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81년 농심 수출과 평사원으로 입사해 올해로 근무연수가 41년차 농심맨이다. 2012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그는 내년 1월1일 취임 11년차를 맞는다. 2016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농심 내부에서 박 부회장은 해외 사업 그 자체라고 평가한다. 미국에 이어 중국, 일본, 캐나다, 호주, 베트남까지 해외 시장 개척에서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는 의미다. 입사 10여만인 1991년 국제담당 이사로 발탈되면 일찌감치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5년 국제사업총괄 사장 등을 거친 해외통으로 통한다. 

 

장수전문경영인 자리를 지키며 샐러리맨 신화 기록을 쓰고 있는 그에겐 한결같은 경영 철학이 자리한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필연적인 미래 먹거리로 해외 진출에 공을 들였다. 실제 박 부회장이 취임한 첫 해 2억8200만달러(약 3670억원) 수준이었던 해외매출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0년만에 200.35% 늘어난 8억4700만달러(약 1조1020억원)를 달성했다. 

 

농심은 박 부회장의 리더십 아래 신라면을 내세워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신라면은 국내와 해외를 합친 누적매출이 15조원을 달성하는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신라면 매출이 9300억원인데 절반인 5000억원이 해외에서 나왔다. 올해 신라면은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농심이 최근 해외 시장 개척에 다시 고삐를 죄고 있는 가운데 해외 잔뼈가 굵은 박 부회장에게는 쉴 틈이 없다. 지난 4월 글로벌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 농심 미국 제 2공장에서 짓고 일본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도전장을 던졌다. 연간 3억5000만 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한 제2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미국에서 총 8억5000만 개의 라면을 생산하게 됐다. 

 

주목할 것은 농심의 상승세다. 농심은 지난 2017년 일본 닛신을 꺾은 데 이어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며 2020년 기준 23.3%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인 일본 닛신은 17.9%로 농심과 5%p 이상의 점유율 차이를 두고 뒤쳐져 있다. 농심의 미국 매출은 지난해 3억9500만달러로, 2025년까지 8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2공장이 중남미 진출에 있어서 지리적으로 유리한 곳에 위치한 만큼 멕시코를 시작으로 중남미 시장 공략에 힘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멕시코의 연간 라면시장 규모는 4억달러(약 5190억원)에 달한다. 현재는 일본의 저가 라면이 시장 점유율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승부를 걸어 볼 만 한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멕시코는 고추 소비량이 많고, 국민 대다수가 매운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라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분류된다. 

 

농심 관계자는 "멕시코에서 영업조직이 활동하고 있으며 멕시코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면 남미로도 점차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과거 미국 지사장, 해외사업 총괄 등을 맡았던 박준 부회장이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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