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조선해양·SFA 공급부품 문제로 '국제핵융합실험로' 사업 지연 우려

ITER 국제기구 사무총장, 회원국에 사업지연·비용초과 전달
한국조선해양 진공용기, SFA 극저온 열차폐체서 문제 발생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과 미국, 유럽 등이 참여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해 국내 기업들이 공급한 핵심 부품에 문제가 발생하며 건설 지연과 사업비 증가가 불가피해졌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피에트로 바라바스키 ITER 국제기구 사무총장은 최근 회원국에 "ITER 프로젝트가 광범위한 문제에 직면했다"며 사업 지연과 비용 초과를 예고했다.

 

ITER는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에 핵융합실험로를 건설·연구하는 프로젝트다. 한국과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인도 등이 참여한다. 총사업비는 약 79억 유로(약 10조원)로 시설 유치국인 EU가 45.46%, 나머지 국가가 각각 9.09%씩 낸다.

 

ITER은 각 회원국에서 제작한 부품을 받아 카다라쉬에서 조립하는 형태로 제작된다. 당초 2025년 완공, 2026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했지만 한국산 부품 이슈로 건설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공급한 진공용기는 설계상 치수의 부적합이 확인됐다. 진공용기는 핵융합 반응을 위해 생성된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가두고 각종 방사성 물질들을 차단하는 1차 방호벽이다. 한국조선해양은 2010년에 이어 2016년 진공용기를 수주해 단일 업체로는 최대 규모인 총 4개 섹터를 제작했었다.

 

SFA가 제공한 극저온 열차폐체에도 균열이 발생했다. 이 장치는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와 영하 269도의 극저온 초전도 자석 사이 열 전달을 최소화하는 설비다.

 

ITER 사업은 그동안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19 대유행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며 물류난이 심화됐다. ITER 국제기구는 러시아에서 제조된 주요 부품을 프랑스로 운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부품 문제까지 터지며 건설이 늦어지고 사업비가 증가할 확률이 높아졌다.

 

ITER 국제기구는 일정과 예산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ITER 이사회는 이달 임시 회의에서 바라바스키 사무총장에 새 일정과 예산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