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환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사무라이 본드(엔화 표시 채권) 발행을 추진한다. 초저금리와 역대급 엔저로 글로벌 큰손들이 일본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엔화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일본 투자은행(IB) 미즈호은행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구체적인 발행 금액과 시기, 조건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 상황에 맞춰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019년 이후 매년 꾸준히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하고 있다. 사무라이본드는 외국 정부나 기업이 일본 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일본에서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이다. 원리금 상환과 지급은 엔화로 계산하며, 이율은 일본 국채금리를 기준으로 한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에도 일본 당국이 마이너스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역대급 엔화 약세도 이어지면서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크게 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엔화 채권 발행액은 2조7200억 엔(약 26조1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엔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금융사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다. 이에 반해 엔저가 계속되면 환차익을 볼 수 있다.
우리 기업 중에서는 신한은행과 현대캐피탈이 최근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320억 엔(약 3080억원) 규모로 사무라이본드를 ESG채권으로 발행했다. 국내 시중은행이 사무라이채권을 발행한 것은 5년 만이다. 이어 현대캐피탈도 200억 엔(약 1920억원) 규모로 엔화 채권을 발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