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테슬라가 호주에 설치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메가팩'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대형 배터리 관련 투자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SS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시스템과 소방대원이 소방용 호수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폴 크리스텐슨(Paul Christensen) 호주 뉴캐슬대학교 교수는 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서 "리튬이온배터리는 비교적 신기술이어서 대형 ESS용으로 얼마나 안전한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정보가 충분치 않다"며 "화재가 계속 발생하면 대형 배터리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테슬라가 호주 빅토리아주에 설치한 13t 규모의 메가팩에서 화재가 났다. 배터리 1개에서 시작된 불길이 다른 배터리로 옮기면서 지난달 30일부터 나흘간 화재가 지속됐다. 반복되는 화재로 배터리 안전성 논란이 커져 관련 투자가 줄 수 있다고 크리스텐슨 교수는 봤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글로벌 공급량을 고려하면 화재 수는 많지 않지만 전기차와 ESS 화재 자체가 큰 이슈가 될 수 있어서다.
크리스텐슨 교수에 따르면 리튬이온배터리로 구성된 ESS에서 발생한 화재는 지난 3년간 약 40건에 달했다. 2019년 애리조나주에서 난 불은 4명의 부상자가 나와 사상 최악의 화재로 불리고 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유틸리티 규모 배터리 개발자는 소유자, 운영자, 소방대원이 언제든 시스템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볼 수 있도록 모니터링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SS를 설계·설치하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소방 인력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재 진압에 필요한 공간 확보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소방대원이) 호스를 조준하고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허용돼야 한다"며 "충분한 양의 소화전이 설치돼 충분한 양의 물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