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병용 기자] 북미정상회담 참석차 베트남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수행단 일부가 방문해 화제를 모은 하이퐁의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LG전자를 비롯해 해외기업 80곳이 대규모 직접 투자에 나서면서 지역경제가 활황을 맞고 있다.
6일 영국 부동산 서비스 회사 새빌스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780만명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새빌스는 하이퐁이 관광지가 아닌 지역임에도 외국인직접투자(FDI) 확대에 따른 비즈니스 출장 증가로 관광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청소, 이불보 교체 등의 서비스 받을 수 있는 고급 호텔 및 아파트 수요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하이퐁에 위치한 14개 호텔(3~5성급) 객실 점유율은 전년 대비 5%포인트 증가했다. 고급 아파트 16곳의 공실률도 4%에 불과했다.
새빌스 베트남법인 관계자는 "하이퐁의 고급 호텔과 아파트는 주재 직원과 출장 목적으로 이곳을 찾은 기업인에게 거주에 필요한 각종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하이퐁에는 해외 기업 80곳이 둥지를 튼 상태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에만 25억 달러를 투자했다. 특히 지역 내 총생산(DRPD)에서 전자업종의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 추세다. 지난해 하이퐁의 전자제품 성장률은 35%에 달했다.
LG그룹의 대규모 투자가 주요 원인이다. 하이퐁에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의 통합생산공장 '하이퐁 캠퍼스'가 있다.
하이퐁 캠퍼스 내 LG전자 부지만 약 80만㎡ 규로, 축구장 114개 크기다. LG전자는 오는 2028년까지 15억 달러(약 1조6800억원)를 투자, 이곳 생산설비를 증설한다는 방침이다.
LG이노텍도 하이퐁 카메라모듈 공장에 5억 달러(약 5800억원)의 신규 투자를 확정했다. 3년 전 이곳에 패널 모듈 조립공장을 세운 LG디스플레이도 중국을 대체하는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한편 북부 하노이에서 76km 정도 떨어진 항구도시 하이퐁은 하노이, 호찌민, 다낭, 껀터와 함께 베트남의 5대 직할도시이다. 수심이 깊어 프랑스 식민지 시대부터 해상 무역의 거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