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베트남 국영기업 페트로베트남의 자회사 페트로베트남오일(PVOIL)의 지분 매각 추진설이 나오자 해외 투자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PV오일을 비롯해 베트남 민간기업 지분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SK그룹이 베트남 영토 확장을 위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 나온다.
◇PV오일, 45% 지분 매각 추진…SK '눈독'
29일 재계와 베트남파이낸스에 따르면 PV오일은 올 하반기까지 45%의 추가 지분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PV오일은 기업공개(IPO) 후 지분 20%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뒤 45.4 %의 지분을 해외 투자자에게 매각,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하길 원했다. 그러나 베트남 주정부가 이를 막아섰고, 현재 PV오일지분 중 80%를 베트남 주정부가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PV오일은 최근 유가 급락과 경영난 악화가 거듭되자 운영자금 회전을 위해 추가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실제로 PV오일은 지난해 3/4 분기에 9000억동(약 435억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PV오일은 베트남 석유가스 그룹 (PVN)에 지분 30%와 15%씩 2단계의 주식 분할 판매를 제안했다.
현재 PV오일 지분 인수에 한국 SK에너지와 일본 이데미츠, 네덜란드 쉘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V오일은 베트남 석유화학 시장 점유율 2위로, 직영 주유소 500곳을 운영하며 3000곳에 제품을 납품하는 거대 국영기업이다.

◇SK,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 투자 확대
업계에서는 SK에너지가 이미 PV오일의 2대 주주인 만큼 이번 PV오일 지분 인수전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SK에너지는 PV오일 지분을 지난해 9월부터 2차례 매입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9월 4.89%의 지분을 사들인데 이어 11월에는 0.34%를 추가로 매입하며 총 5.23%의 지분을 확보했다.
더욱이 SK그룹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투자와 관련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베트남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SK그룹은 지난해 9월 베트남 현지 투자 법인인 'SK 베트남 투자회사'를 만들어 베트남 식료품 업체인 마산(Masan)그룹 지분 일부를 인수, 베트남 국영기업 투자에 대한 첫걸음을 뗐다.
이어 마산그룹을 디딤돌 삼아 SK에너지가 PV오일의 지분 일부를 인수함으로써 베트남 에너지 기업 인수 및 지분 투자에 관심을 보였다. 또한 지난해 'SK텔링크 베트남'을 설립, 중고폰 사업을 위한 현지 유통망을 확보했다.
아울러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직접 만나 현지 투자 확대를 논의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시 총리 공관에서 응웬 쑤언 푹 총리에게 "첫 만남 이후 마산그룹 투자를 시작으로 민간기업과의 협력 증진을 추진 중"이라며 "공기업 민영화 참여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속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이 민영화를 추진하는 베트남 국영기업 지분 투자를 확대 계획을 밝히자 베트남 정부도 SK에 정보통신기술(ICT)·에너지·반도체 산업 진출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