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스코·퓨어셀, 연료전지 기술제휴 종료…"제 갈 길 간다"

퓨어셀에너지, 美 증권거래위원회 보고
연료전지 분사·2015년 이후 성과 '제로(0)' 이의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퓨어셀에너지가 포스코에너지와 13년 가까이 이어오던 기술 협력을 종료한다. 연료전지 사업이 만성 적자를 보이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지난해 포스코에너지의 분사 결정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사실상 결별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퓨어셀에너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포스코에너지와 연료전지 기술 이전 계약을 종료한다고 보고했다.

 

양사는 2007년 2월과 2009년 10월, 2012년 10월에 총 세 건의 기술 제휴를 맺었다. 포스코에너지는 퓨어셀에너지로부터 연료 공급과 전력변환을 담당하는 BOP, 전기를 생산하는 스택 관련 기술을 이전받았다. 2012년 셀 제조 기술을 마지막으로 확보하고 연료전지 국산화에 기여했다.

 

기술 이전과 함께 퓨어셀에너지 지분도 취득했다. 2007년 2900만 달러(약 300억원)를 투자해 퓨어셀에너지 지분 5.6%를 획득한 후 2012년 16.3%까지 늘렸다. 이후 양사의 협력은 탄력을 받았지만 연료전지 사업이 적자를 지속하며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2014년 적자 전환(-510억원)한 후 2018년 1062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커졌다.

 

2016년 말 스택에서 결함 문제도 발생했다. 포스코에너지가 개발한 국산 연료전지가 품질 보증기간 5년을 버티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포스코에너지는 문제 해결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했고 이는 손실로 이어졌다.

 

결국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분사를 결정했다. 연료전지 사업 부문을 분할해 KFC(Korea Fuel Cell Co., Ltd.)를 세웠다.

 

퓨어셀에너지는 사업 분리에 반대를 표명해왔다. 지난 2월 포스코에너지에 분사 결정이 기술 이전 계약에 위배된다고 공식 통보했다. 이와 함께 △2015년 연료전지 발전설비 공급 중단 이후 아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점 △연료전지 사업과 회사, 제품 등에 대한 명성을 저해할 수 있는 비공개 정보를 언론을 비롯해 제3자에게 공개한 점을 문제 삼았다.

 

갈등이 악화되며 양사는 기술 협력을 더는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 양사는 올 초부터 법정 공방도 진행 중이다. <본보 2020년 4월 7일 참고 전미일자리협회장 "美 정부, 포스코·퓨어셀에너지 소송 개입해야"> 포스코에너지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연료전지 부실로 입은 손해에 대해 채권 보전을 위한 가압류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퓨어셀에너지가 경북 포항 300kW급 연료전지에 공급한 안정화 장치에 문제가 발생해 손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에너지는 퓨어셀에너지와 공동 조사단을 통해 약 97개의 문제점을 찾고 해결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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