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 생산기지 구축 비상등...대통령 '부지계약' 재검토 시사

나이지리아 대통령 "라돌 25년 부지임대 계약 인정"…현지업체 권한 인정
삼성중, 나이지리아항만청과 맺은 부지 임대계약 유효 주장 

 

[더구루=길소연 기자] 삼성중공업의 나이지리아 생산기지 구축에 비상등이 켜졌다. 삼성중공업은 중동·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위해 나이지리아항만청(NPA)과 부지 계약을 맺고 거점 마련에 박차를 가해왔으나, 최근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부지 계약에 개입하면서 변수가 발생한 것.

 

15일 업계에 따르면 무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이달 초 정부기관에 항만 부지(약 11만4552㎡)에 대한 현지 물류업체인 '라돌'(라고스심해물류회사·LADOL)의 25년 임대계약 권리 승인을 준수하라고 지시했다. 올 초 종료된 라돌의 부지 임대 계약을 복원해 라돌이 운영권을 갖게 하라는 얘기다.

 

무하마두 부하리 대통령은 지난 3일 나이지리아 정부기관에 서한을 보내 "2018년 체결된 라돌과의 계약에 대해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며 "모든 관련 기관은 법적 의견을 준수해 분쟁을 해결하고 투자자에 대한 업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물론 NPA도 연방정부 정책에 따라야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삼성중공업이 NPA와 맺은 부지 임차 계약이 취소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부지 임대 권한을 라돌이 갖게 되면서 삼성중공업이 해당 부지를 쓰기 힘들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 정부 기관과 직접 부지 임차 계약을 맺어 변동없다는 입장이지만, 나이지리아 수장인 대통령이 나서 부지 임대 계약을 현지업체에 줄 것을 지정하면서 계약이 무효화될 가능성이 커진건 분명하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NPA와 직접 5년 기간으로 부지 임대계약을 맺었다. <본보 2020년 3월 24일 참고 삼성重, 나이지리아 항만청과 부지 임차 계약…"중동·아프리카 공략 속도"> 

 

부지 임차 가치는 연간 2억1920만 나이라(약 7억원)이며, 5년간 총 임대 비용은 11억 나이라(약 35억5000만원)에 달한다. NPA가 나이지리아 정부의 이익을 위해서 삼성중공업과 직접 임대 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양측이 직접 임대계약을 맺었다. 중동·아프리카 해양플랜트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한 전초기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개입으로 삼성중공업과 라돌 간 부지 갈등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다.

 

삼성중공업과 라돌과의 분쟁은 합자조선소(SHI-MCI FZE) 설립 후 불거졌다. 삼성중공업 특수목적법인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는 라돌과 함께 합작사를 설립, 운영해왔다. 라돌이 관리하는 자유구역 임대를 두고 삼성중공업의 이용 권한을 뺏으면서 갈등을 빚어온 것. 

 

이 과정에서 NPA가 나이지리아 정부의 이익을 위해서 삼성중공업과 직접 임대 계약을 추진했으나 라돌은 부지 임대 계약을 NPA와 진행하는 건 엄연한 위법이라고 맞서왔다. 

 

그러다 결국 삼성중공업이 나이지리아 현지법원으로부터 라돌 자유구역에서의 공장 임대 계약 및 운영 허가권을 받아내면서 라돌의 불법적인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건 물론 자유롭게 해당 구역을 왕래할 수 있게 됐었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의 개입으로 해당 권한은 물론 NPA와 맺은 계약을 전면 무효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업계 관계자는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나서 라돌의 손을 들어준 만큼 삼성중공업의 부지 임차 계약에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며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의 중동·아프리카 해양플랜트 시장을 본격 공략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