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철밥통' LG전자, 퇴직임원이 가전 판매도급사 '독식'

-LG 전직 임원, 가전 판매도급사 4곳 대표 꿰차
-5년 주기로 법인 신설·폐기 수법으로 대물림
-한국영업본부 출신 장악…최상규 前 사장 퇴임 배경으로 거론

[더구루=김병용·길소연 기자] LG전자 한국영업본부의 전직 임원들이 판매도급사를 설립, 대표로 재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영업 임원급 인사들이 LG전자의 내수가전 판매망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들은 LG전자 재직 당시 한국영업본부 대부로 꼽히는 최상규 전 사장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지난해 최 전 사장의 퇴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직 한국영업본부 출신 임원 4인방, 판매도급사 설립

 

6일 유통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가전 판매도급사는 서울과 수도권을 담당하는 서조코퍼레이션과 맨파크를 포함해 지방권역을 총괄하는 피앤비솔류션과 A사 등 총 4곳이다.

 

판매도급사는 LG전자 협력업체로 판매사원을 교육하고 관리하고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직영점을 제외하고 LG 가전 판매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인력을 관리하고 있다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이들 4사 대표들은 LG전자 한국영업본부에서 임원급으로 재직했다. 이서호 서조 대표는 LG전자 한국영업본부에서 전략수도권담당 업무를 총괄했다. 정한경 맨파크 대표는 LG전자 한국영업본부에서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혔던 인물이다.

 

부산과 경남지역을 총괄하는 피앤비솔류션의 남국현 대표는 LG전자 한국영업본부에서 커머셜지역FD 담당 등을 역임했고, 또 다른 지방 총판업체인 A사의 최동호 대표 역시 LG전자 한국영업본부 전략지원업무를 담당했다.

 

이서호 대표와 정한경 대표는 LG전자 퇴임한 직후 2016년 서조와 맨파크를 설립했고, 남국현 대표와 최동호 대표는 지난해 각각 회사를 만들고 LG전자 판매도급사 자리를 꿰찼다.

 

 

◇5년 주기로 법인 신설·폐기…판매도급사 대물림

 

문제는 LG전자 전직 임원들의 행태가 과거부터 반복됐던 일종의 관행으로 굳혀져 왔다는 것.

 

과거 LG전자의 판매도급사였던 화이비전 대표도 한국영업본부 남부지역을 담당했던 김병한 상무였고, 국내마케팅을 총괄했던 이영환 상무도 퇴임 후 미래통상을 설립하고 LG전자의 판매도급사로 선정된 바 있다.

 

곽준식 전 한국마케팅본부 상무와 같은 부서에서 인사를 총괄했던 유호종 담당도 인사를 떠난 뒤 친정인 LG전자의 판매도급사 대표로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한국영업본부 전직 임원들은 5년 마다 법인을 신설했다고 정리하는 수법으로 판매도급을 퇴임한 후배들에게 대물림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정 업체들이 간판만 바꿔 달며 LG 가전 판매도급사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G전자 방조와 최상규 '키즈'

 

이는 판매도급사 선정 방식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LG전자는 공개입찰 방식으로 판매도급사를 선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직 임원들이 대표로 재직하고 있는 특정업체가 사실상 내정됐고 입찰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개 업계의 시각이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공개입찰이지만, 실상은 상대편을 임의로 선택하여 체결하는 일종의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며 "LG전자 입장에서도 제품 특징과 시장 상황 등을 파악하고 있는 특정 업체를 판매도급사로 선정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퇴임한 최상규 전 LG전자 사장의 장기집권체제의 폐해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수년 간 LG전자의 가전 판매도급사 대표들이 모두 최상규 전 사장과 한국영업본부에서 손발을 맞춘 임원급 인사이기 때문이다.

 

최상규 전 사장은 1981년 입사 이후 2010년부터 지난해 말 퇴임할 때까지 한국영업본부장을 맡아 LG전자가 국내 가전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작년 국내에서만 사상 최대 규모인 22조729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최 전 사장이 한국영업본부장을 맡은 이듬해 2011년 12조3684억원과 비교하면 2배 성장한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그룹 차원에서 최 전 사장에 대한 감사가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감사 과정에서 판매도급사 선정 문제도 불거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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