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와 2위 필리핀이 글로벌 니켈 동맹 결성을 본격 추진한다.
인도네시아 니켈 광업 협회(APNI)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필리핀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니켈 동맹 구축을 위한 협상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코 위다자트노 니켈 광업 협회 자문위원은 "인도네시아 외교부가 주요 광물을 포함한 천연자원 회의에 협회를 초청하면서 준비가 시작됐다"며 "현재 외교부와 에너지광물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회의가 조직되고 있고, 이제 막 초기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필리핀 외에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탄자니아, 뉴칼레도니아 등 광물 보유국과의 연합 구성 가능성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인니의 줄리안 시디크 에너지광물자원부 국장은 "협회와 함께 중단된 협상을 재가동 중"이라며 "협회가 필리핀을 포함한 민주콩고, 탄자니아, 뉴칼레도니아 니켈 협회와 접촉을 시도했고,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 국가에 글로벌 니켈 동맹 결성 논의를 즉시 재개하자고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동맹 추진 배경에 대해서는 "니켈은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장치(ESS) 산업의 핵심 원자재로, 공급국 간 연대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입지를 강화하고, 가격 통제권과 시장 협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원 주권을 수호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국제 연대 논의는 지난 2023년 초 처음 제기됐다. 당시에도 인도네시아가 호주와 브라질, 필리핀 등 니켈 생산국을 방문해 동맹 결성을 설득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필리핀의 미온적 태도로 진전이 없었다.
결국 관건은 필리핀의 입장 변화다. 필리핀은 다음 달부터 니켈 광석 수출 금지 법안을 비준할 가능성이 크며, 자국 내 정제·부가가치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공급국 간 공동 대응 필요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시디크 국장은 "인도네시아가 지난 2023년 필리핀에 동맹을 제안했지만, 필리핀의 부정적 반응으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었다"고 주장했다.
단테 브라보 필리핀 니켈 산업 협회 회장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우리가 수입하는 완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필리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통제된 시장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오는 2030년 기준 글로벌 니켈 채굴량은 인도네시아가 62%, 필리핀과 뉴칼레도니아는 각각 8%, 6%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