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카드 연체율 치솟고 카드론 42조 돌파

1분기 카드사 연체율 10년 만에 최고치
'서민 급전 창구' 카드론 잔액도 역대 최대

 

[더구루=진유진 기자]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카드사 연체율이 치솟고, 고금리 대출인 카드론 잔액도 42조원을 넘어섰다. 서민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신용카드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드사 연체율이 일제히 상승해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이 2.15%로, 지난해 동기 대비 0.21%포인트, 전 분기 대비 0.28%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카드가 출범한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도 각각 1.61%로 상승해 지난 2014년 말(1.62%)과 2015년 3분기 말(1.68%)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우리카드는 연체율이 1.87%로, 1년 전(1.47%)보다 0.4%포인트 급등했다.

 

카드론 잔액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흔히 '급전 창구'로 불리는 카드론은 중저신용자들이 급할 때 돈을 빌려 쓰는 대출이다. 이율이 높아 카드사에는 상당한 수익원인 동시에 연체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 건전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 2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9888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로 서민층을 비롯해 신용도가 낮은 소상공인 등이 카드 대출로 몰린 결과다.

 

9개 카드사의 지난달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83%로, 지난 2022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신용점수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경우, 법정 최고 금리인 20%에 가까운 19%대 금리를 부담하고 있어 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연체율 상승의 다른 요인으로는 카드론 대환대출과 리볼빙(결제금액 이월)이 있다. 지난 2월 기준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6843억원,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613억원으로 전월 대비 각각 733억원, 100억원 증가했다. 빚을 빚으로 돌려막는 상황이 확산하면서 신용 부실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에 카드론 총량 관리와 리스크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신용평가모형(CSS)을 개발·고도화하며 내부 건전성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사업 확장보다 리스크 관리가 카드사의 핵심 과제가 된 만큼, 연체율 상승에 대비해 자산 건전성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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