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수소전기차 판매 ‘제로(0)’를 기록했다. 토요타 역시 전년 대비 80% 이상 급감했다. 미국을 포함한 수소차 시장은 글로벌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이다. 현대차와 토요타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신모델 출시를 비롯해 수소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 시장에서의 기업 간 거래(B2B) 수요에 집중,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18일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3월 미국 수소차 시장에서 판매량 0대를 기록했다. 유일한 수소SUV ‘넥쏘(NEXO)’가 판매되지 않으면서다. 현대차는 지난해 1분기 51대를 판매했다.
토요타 판매량 역시 수소차 ‘미라이(Mirai)’가 부진하면서 33대 판매에 그쳤다. 전년 동기(172대) 대비 약 80.8% 감소했다.
양사 부진은 △수소 충전 인프라 부족 △수소 가격 상승 △배터리 전기차(BEV) 중심의 소비자 수요 이동 등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내 수소충전소가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어 접근성 문제로 수소차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신형 수소차 넥쏘 출시와 수소 연료전지 기술 투자, 수소트럭 고객사 확보 등을 통해 수소차 사업에 '반등'을 노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일 '서울모빌리티쇼 2025'에서 넥쏘 2세대 모델 ‘디 올 뉴 넥쏘’ 를 공개, 2분기(4~6월)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미국 물류업체 베노레 로지스틱스에 수소트럭 '엑시언트' 14대를 신규 공급하며 고객사 확보에도 나섰다. 기아 역시 최근 미국 수소 연료전지 스타트업 '파타리토 파우더' 시리즈B-3 라운드에 참여·투자, 글로벌 수소 생태계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토요타는 일본 시장을 필두로 유럽과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신형 수소 트럭을 선보인다. 토요타는 내년 하반기 일본시장에 자체 개발한 3세대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커머셜 재팬 파트너십 테크놀로지스(CJPT)'가 기획한 소형 트럭에 탑재해 출시한다. 연간 생산 목표는 5000대다. CJPT는 토요타를 비롯해 이스즈, 스즈키, 다이하츠 등이 참여한 상용차 기술 개발 합작사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차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상용차 부문에서의 수요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인프라 확충과 함께 관련 기술 고도화가 병행돼야 시장 재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