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관련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받게 될 영향에 대해 외신들이 주목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프랑스 테크 전문 매체 '프레스-시트롱(Presse-citron)', '마트베(Matbe)' 등은 3일(현지시간) 계엄 선포로 인한 정치적 불안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업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마비될 경우 단기 전략은 물론 운영 체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한국의 재벌'이라고 표현하며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양사가 글로벌 기업인 만큼 한국 정부와의 관계는 물론 국제적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봤다.
프레스-시트롱은 "정부 조직에 깊이 연결된 한국의 재벌들은 운영을 유지하면서 불안정한 정치 환경을 헤쳐 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은 의사결정 과정과 단기 투자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상황으로 인해 글로벌 사업에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반도체부터 디스플레이, 전자 부품 등 전 세계 주요 공급망을 좌지우지하는 주요 경제 주체이기 때문이다. 생산과 운영 체계가 영향을 받아 글로벌 경제까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마트베는 "한국은 기술 생산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이기도 하다"며 "정치적 혼란은 도미노 효과를 발생시켜 국제적으로 전자 부품의 가용성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프레스-시트롱은 "국제적으로 이러한 정치적 불안정은 글로벌 공급망, 특히 삼성과 LG가 주요 업체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자 부품 부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의 강자이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을 포함한 대부분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패널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트베는 "삼성과 LG의 과제는 기술 우위를 유지하면서 예상치 못한 경제적 또는 정치적 변동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세계가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이들 기술 거물들의 미래는 급변하는 국제 및 국내 현장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능력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 경제는 계엄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했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 주요 기업의 주가도 크게 출렁였다.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한 뒤 낙폭이 줄어들긴 했으나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27분께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를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가 이튿날 오전 1시께 재석 의원 190명 중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하며 무효화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비상 계엄 선포 6시간여 만에 해제를 선언했다.